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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난 Dec 02. 2024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브런치북 연재를 마치며



2달을 기다려 갑상선 초음파를 받았다. 결과를 보며 의사 선생님은 말했다. 염증이 생겼다가 없어진 흔적이 보이는군요. 나는 그것이 문제가 되느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좋을까요? 선생님이 잠시 고민하더니 말하기를,


원래대로 잘 먹고 잘 자면서 평범하게 지내면 됩니다.




지난 주말 컴퓨터활용능력 실기 시험을 보고 왔다. 이것은 대단한 도전이었다. 시험장은 집에서 1시간 거리였고 시험 시간은 40분 정도였기에, 최소 3시간외출을 해야 했다. 걱정과 달리 시험을 마쳤다. 지금은 다른 자격증을 따볼까 기웃거리는 중이다.


앉는 것에 대한 공포심이 여전히 남아있다. 실제로 아프기도 하다. 오래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으면 올라오는 신경통. 어디에서 오는 통증인지 알 수 없지만, 어찌 되었든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 여전히 통증에 사로잡혀 산다. 통증에 사로잡힌다는 말은, 통증을 느끼지 않는 순간에도 도래할 통증을 걱정하며 불안해한다는 뜻이다.


이 모든 고통이 언제 끝날까. 끝나기는 하는 걸까. 상담을 10회 차가량 받았는데, 아직도 매 시간마다 엉엉 운다. 상담사분의 배려로 누워서 상담을 받고 있는데, 울다 보면 코가 막혀서 30분쯤 이야기를 하면 코맹맹이 소리가 나고, 상담이 끝날 무렵엔 코가 막혀 더는 말을 잇기 어렵게 된다. 마치고 나면 거의 탈진한다.


7월에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하여 이제 12월이 되었다. 연말에는 이보단 상태가 나아지길 기대했는데, 나아지긴 했다만 기대는 충족하지 못했다. 완전히 나아지고 싶었다. 보통 사람처럼 활동하고 싶었다. 공부를 하고 여행을 가고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되려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다 나아버렸습니다, 라고 산뜻하게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완전히 실패다. 그래도 분명한 건 내가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보다 이번 달 더 나아졌고 지난주보다 이번 주에 더 나아졌고, 아마도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졌다. 사실이 아니어도 그렇게 믿으려고 한다. 그래야 살아갈 힘이 생기니까.




그래서 요즘은 잘 먹고 잘 자면서 평범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반짝 회복을 위해 애쓰는 게 아니라 삶의 양식이 될 수 있도록,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건강하게 지낸다. 간단하게 밥을 차려서 먹고 방을 청소하고 질리지 않게 다양한 운동을 한다. 수영이 재밌다. 요즘은 쉬지 않고 100미터쯤 단번에 헤엄친다.


처음 브런치북을 시작할 때 바랐던 것처럼 내 비실비실한 몸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지는 못 했지만… 여전히 아픈 건 괴롭고 싫고 내가 약해서 짜증 나지만… 그래도 내가 아니면 아무도 나를 돌볼 수 없기에… 잘 달래가면서 살고자 한다.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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