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같은 산을 오르면서 새로운 경치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똑같이 걷지만 누군가는 매일 다른 산을 찍으며 새로운 경치를 만끽하고 누구는 매일 같은 산을 오르며 늘 봐온 경치를 본다. 그러면서 맨날 지겹다고 툴툴대며 내일도 똑같은 산을 오른다. 새로운 산에 오르고 싶을 만큼 호기심과 열정은 없지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풍경은 보고 싶다는 건 욕심이다.
새 경치를 보고 싶으면 새로운 산에 올라야 한다. 새로운 산에 오르지 않고 새로운 풍경과 경치를 맛볼 수 없다. 늘 오르던 산은 발에 익어서 편하게 오르겠지만 새로움은 없다. 안일하게 산다는 건 무위도식하는 백수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매일 성실하게 도끼로 나무를 베지만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를 시도하지 않는 나무꾼도 안일하게 사는 건 매 한 가지다.
매일 산을 오른다는 것 그 자체는 매우 성실한 태도다. 그 조차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이미 발에 익은 산을 매일 오르는 건 성실함이 아니라 게으름이며 자기기만이다. 이건 마치 100kg 벤치 프레스를 들 수 있는 사람이 40kg 벤츠 프레스를 깔짝거리며 오늘도 운동했다며 자위하는 꼴과 다르지 않다.
성실함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한다. 성실함을 더 정확히 말하면 안주하지 않는 태도다. 삶이 지겹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면 이제 발이 산에 익었다는 증거다. 새로운 산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 그 산에 익은 발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을 기만하는 성실함은 오히려 일상을 더 권태롭게 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