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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Dec 07. 2020

평온한게 재밌다


난 술, 담배, 커피를 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3대 기호식품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사냐고 묻는다. 술, 담배, 커피는 서민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는 마지막 보루니 그런 질문을 할 만하다. 그 3가지는 돈없어도 즐길 수 있다.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먹을 수 있고 1300원에 소주 한잔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도 있고 담배 한 개비로 근심걱정을 날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고 보면 난 참 재미없게 사는 사람이다.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도 내 삶의 재미가 무엇이며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꽤나 신기하다는 듯이 물어본다.


난 평온한게 재밌다. 들뜨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않고 그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나에게 최고의 재미다. 술, 담배, 커피는 내 바이브를 위 아래로 요동치게 만든다. 기분이 하이해지면 좋은 거 아니냐고 하는 데 기분이 높이 올라간 만큼 떨어질 때는 그 만큼 아래로 떨어진다. 그게 반복되면 나만의 평온함을 유지하기 힘들다. 평온함이 유지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재미가 없고 불쾌하다.


평온함은 오롯이 일상을 순도 100%로 마주하게 한다. 일상을 순수하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다는 건 술,담배,커피 보다 재밌다. 마음이 평온하면 해질녘 석양도 재밌고 집밖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도 재밌고 베란다를 스치는 선선한 바람과 햇살도 재밌다.그렇기 때문에 내 삶의 방향은 재미나 쾌락에 있지 않다. 최대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평온함은 지루함과 권태가 아니다. 평온함은 일상을 건강하고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기반이다. 평온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일상에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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