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결심하기 전에 던지는 질문
회사를 다니다 보면 얼마 회사를 다니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들을 봅니다. 윗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보며 '열정이 없다.' '끈기가 없다', '의지가 없다'라는 식으로 수근 거리지만 왜 그 사람들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들도 아무 생각 없이 입사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커리어가 되고 생계가 달린 문제니 나름 신중하게 입사를 선택했을 거고, 퇴사 또한 그들의 선택인 것이죠. 전 잘못한 입사는 있어도 잘못한 퇴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입사는 많은 운이 따릅니다. 면접은 회사가 예비 입사자를 판단하는 자리기도 하지만 예비 입사자 또한 회사를 판단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면접만으로 이 회사가 어떤 회사며 입사 시에 어떤 사람들을 만나 일할지는 알 수 없죠. 그건 순전히 운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똥 밟은 회사가 나올 수 있고 잘못한 입사는 있기 마련이죠. 하지만, 퇴사는 자신이 회사에 입사해서 겪은 일과 확실한 경험을 토대로 하는 선택입니다. 따라서, 퇴사 그 자체는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퇴사라고 부르는 건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죠.
사람은 이기적이고 계산적입니다. 자신에게 51의 불이익과 49의 이익이 있는 장사는 하지 않습니다. 단 1의 수치라도 자신에게 이익 있는 장사를 하려고 합니다. 퇴사를 할지 말지에 대한 계산도 이와 같습니다. 이때는 그 누구보다 신중하게 생각합니다. 회사를 통해서 얻는 이익과 회사가 나에게서 뺏어가는 불이익을 저울에 올려놓고 경중을 따집니다. 내가 얻는 경제적 이득에 비해 업무량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많은가?, 앞으로의 내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이 회사의 업무와 방향이 나에게 맞는가?, 지금은 나에게 마이너스지만 1년-2년을 버티면 지금의 마이너스를 상쇄할 만한 이익이 전망되는가? 등 종합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것이 자신에게 불이익이라고 생각된다면 버틸 가치가 없다 라고 판단 내려지는 것입니다.
즉, 퇴사하는 사람들은 이것저것 따졌을 때 자신에게 불이익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떠나는 것입니다. 이 회사가 자신에게 단 1%의 이익이라도 더 준다고 생각된다면 힘들어도 남는 게 사람입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이기적이기 때문이죠. 그 정도의 셈법을 비난한다는 것은 잘못입니다. 돈만 보고 의리 없이 회사를 떠난다는 비난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돈 보다 의리를 지킬 만큼 회사가 자신에게 많은 걸 베풀었다면 사람은 의리를 택했겠지요.
퇴사를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퇴사를 하고 나서 이직에 실패하거나 더 이상한 회사에 입사할 수도 있지요. 그러니, 사실상 퇴사는 신중히 선택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 회사보다 나에게 더 나은 이익을 줄 수 있는 회사가 있고, 입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퇴사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 퇴사자를 비난할 필요는 없지만, 퇴사 당사자는 자신의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이 회사는 100% 버틸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 퇴사를 결심해야 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