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면서 쓰는 에너지는 크게 액션 에너지와 리액션 에너지로 나뉜다. 삶이 피곤할 때 제일 먼저 줄여야 할 에너지가 리액션 에너지다. 긍정에 대한 나의 긍정 반응은 나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해도 된다. 하지만 부정을 긍정으로 변환시킬 자신이 없으면 반응하지 마라. 부정에 대한 부정 리액션은 악순환의 구렁텅이로 나를 빠트리고 삶이 피곤해지는 걸 넘어서 그냥 인생이 꼬인다.
인생이 꼬이는 이유는 부정의 시그널을 보내는 사람이 미리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남아돌지 않는다면 굳이 제 발로 거길 들어갈 필요도 없다. 상대방이 함정을 파려고 삽질하고 있으면 그냥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거나 돌아가라.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굳이 상대하며 반응할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나에 대하여 오해를 하고 있다면 굳이 설득하고 해명할 필요도 없다. 그게 오해라면 시간이 해결해 준다. 난 예전 직장에 입사했을 때 팀장은 나를 또라이에 거만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회식자리에서도 팀장은 곧잘 "쟤는 또라이에다가 건방져."라는 말을 했다. 난 그 말을 콧방귀 뀌고 흘려 넘겼다. 그 자리에서 내가 또라이가 아니라는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2년 동안 팀장은 나와 함께 일하면서 자기가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지는 아이로 나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
만약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는 오해라면 다분히 악의적인 오해다. 이건 상종할 필요가 없이 손절하면 된다. 그건 그냥 그 정도 수준의 사람일 뿐이다. 그런 사람을 상대하고 가까이하는 건 나만 손해기 때문에 싹을 잘라야 한다. 굳이 엮여서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이건 미움받을 용기도 아니다. 용기도 필요 없다. 이럴 때는 얼씨구나 하고 신명 나게 난도질하듯이 잘라내야 한다.
액션은 나를 위한 액션이지만 대개의 리액션은 타인을 위한 일이다. 나부터 죽게 생겼으면 성인군자가 아니면 리액션부터 줄이자. 그럼 꽤 많은 에너지를 세이브할 수 있다. 힘이 없을 때 에너지 구조조정 퇴출 대상 1호는 리액션 에너지다. 반응을 하지 말고 쳐다보지도 마라. 그냥 앞만 보고 사는 게 속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