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야당동의 복층 오피스텔

09. 지옥의 출퇴근을 벗어나게 해줄 나의 두번째 집.

by 정화온

파주시 야당동.


지금에서야 이 곳이 어떤 곳인지 알지만 당시 이곳이 신도시인지도, 신혼부부들도 살고 가족단위가 많으며, 야당동은 지붕이 열리는 나이트클럽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회사와 가까운 곳. 오직 그점 딱 1가지만 보고 선택했다.


처음부터 야당동을 선택한 건 아니었다. 회사 근처인 일산을 기점으로 넓혀나갔었는데 일산은 오래되고 보는 집마다 담배를 내부에서 피운 냄새가 가득했다. 비흡연자인 나에게 담배냄새가 찌든 집은 최악이었다. 그렇다 보니 야당동의 오피스텔은 아무리 더러워도 그곳 보단 깔끔했다. 네비를 검색해보니 대략 30분정도. 이곳이었다. 심지어 복층이다. 됐다. '이제부터 복층집에서 출퇴근하는 멋진 직장인이 되는거야.' 퇴근해야 된다며 짜증을 내는 부동산 중개인의 재촉과 더불어 나는 집을 보러온 날 계약금을 이체했다.


의정부에서의 원룸은 200/45 야당동은 500/53 거기에 관리비는 평균적으로 9만원정도 나온다고 했다. 월세가 엄청나게 비싸졌지만 어차피 의정부에서 일산을 오가던 기름값을 더하면 월세도 감당이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문제는 보증금. 당장 300만원을 구해야 했다.


취준을 준비하며 강릉에서부터 들고오 200만원의 비상금을 다 쓴지는 이미 오래 되었을 뿐더러, 그만큼 큰 돈을 구할 곳도 없다. 거기에 중개비와 이사비를 생각하면 현금이 필요한데 돈이 없다. 그렇다고 이사를 안가는 것 또한 지옥이었다. 선택지는 없다. 나는 카카오비상금 대출과 최후의 수단으로 그동안 모아둔 청약적금을 깼다.


나중에 결혼을 하던, 집을 구할 때 꼭 필요하니 이것만큼은 건들지 말자며 모은 돈인데 어차피 청약에 당첨되도 그 집을 살 능력도 없는데 가지고 있는들 무슨소용인가. 지금 당장 살아야 한다. 눈물을 머금으며 매달 3만원씩 모은 청약을 깼다. 그렇게 눈물겨운 나의 전부 500만원의 보증금이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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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3개월 동안 짧은 시간동안 새집에서 살고, 1년에 두번이나 이사를 했다. 이사비도 두번, 중개비도 두번. 하지만 의정부-일산의 출퇴근 지옥은 어떻게든 끊어야했다. 그래야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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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뜨거워지던 여름. 나는 의정부에서 파주시 주민이 되었다. 그것도 신도시 야당동에 복층짜리 오피스텔에서 살게 됐다. 층고가 엄청나게 높고 집에 계단이 있다. 심지어 창도 크고 채광도 나쁘지 않다. 의정부의 원룸들이 많던 동네보다 커다란 오피스텔과 아파트들이 즐비한 멋진 도시로 느껴졌다. 그저 생존 하기에 바빴던 나의 삶이 바뀔 것 같았다. 뜨거운 여름의 시작처럼 나 또한 새로운 꿈과 희망으로 뜨겁게 불탔다.


"이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거야. 일에도 집중하고 세련된 도시 사람이 되어 보는거야."


2월부터 5월까지 의정부의 원룸.

그리고 6월 파주시 복층짜리 오피스텔에 입성.

또 다른 도시에서 생존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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