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독립출판으로 얻은 건

결국, 사람

by 화랑

한 달 전엔 성민 님이 놀러 오셔서 대전 투어를 시켜드렸고, 지난주엔 의성 님이 오셔서 올갱이 국밥을 사주셨다. 어제는 전주에 가서 재희 님을 만났다. 성민 님은 <교대 나와서 교사 안 하면 뭐 먹고살지?>의 여덟 번째 인터뷰이다. 책을 작업한 공간이 의성 님이 운영하는 ‘시일’이었고 그렇게 완성된 책으로 북토크를 했을 때 순천에서부터 와주신 독자분이 재희 님이다. 모두 책으로 만난 인연이다.


지난여름 텀블벅 기획을 도와주신 뭐먹살의 또 다른 인터뷰이 현지 님은 “목표부터 세워야 해요. 얼마 벌고 싶으세요?”라고 물으셨다. 나는 백만 원은 벌고 싶다고 말했으나 막상 인쇄비와 포장비를 빼면 남는 게 없어 도리어 마이너스 수익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독립출판으로 번 순수익은 없는 셈이다.


그치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사람을 얻었다. 인터뷰이도 독자도 다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 성민 님과는 대전 데이트를, 재희 님과는 전주 데이트를 했다. 북디자이너 분께서는 결혼 축하한다는 말씀을 해주시고, 작업실 대표님과는 다음 출판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눴다. 가끔 미지의 독자로부터 댓글이나 메시지를 받는 날도 생겼다.


나는 이게 다 책의 힘이라고 믿는다. 건국 이래 출판계가 이토록 어려운 적은 없었다며, 요즘 누가 책 읽냐고, 글은 한물갔고 영상이 대세라고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계속 글 쓰고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 책은 사람을 불러준다. 책으로 이어진 관계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독립 서점 사장님들께서도 책 한 권 만들었다고 하면 되게 반가워해 주신다. 책으로 수다가 시작되면 다들 눈이 반짝거리고 들뜬 목소리로 다른 책을 추천해 준다. 책 좋아하는 사람 간의 묘한 동지애가 있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사고, 읽고, 쓰고 싶다.


대전 사랑과 평화. 해탈 강쥐 떡보와 함께,,, 나는 성심당 초콜릿을 준비했는데 성민 님도 홍콩에서 초콜릿을 사오셨다.
대전 헤레디움에서 디토와 비토 전시 보기
올갱이 국밥 기가 막혔다.
전주 두왓유럽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날 것의 일기]음악에서 배우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