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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애 Aug 20. 2019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왜 살아야만 합니까


행복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 주는 일, 그것을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부릅니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교수이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그런 일을 하는 임세원 선생님의 저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읽으며 보낸 일요일이었어요.


불행은 준비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 흔한 재수도 한번 하지 않고 의대를 입학하고 바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서울의 한 의과대학교수 자리에 오르기까지 큰 시련이 없었던 저자에게 2012년 6월, 해외 연수를 앞둔 어느 날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누가 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

3년여간 끝 모를 고통을 겪으며, 스스로의 문제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고 있는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저자. 몸이 아프니 마음까지 무너지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싶어졌고, 그제서야 비로소 자신을 찾아왔던 환자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는데요... 희망에는 근거가 필요하고, 저자 자신을 포함해 괴로움 속에서 허우적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 가느다란 희망의 근거나마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픈 마음에 글을 쓰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多경험, 유有이론 전문가 : 전정한 전문가들은 자신을 억지로 포장하려 하지 않으며 경험에서 우러나온 자신감과 많은 공부에서 기인한 명쾌함을 가지고 있다.(p.62)

책에서 언급한 가장 바람직한 전문가의 표본처럼 전문의로서 정확한 근거와 자신 또한 환자로서 겪은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을 쉽고 친근하게 풀어써 희망의 근거를 제시해 줍니다.

                   



                                               

죽음의 위기를 넘기며


자살은 '자살 생각', '자살 계획', '자살 시도'의 3단계를 거쳐 일어난다고 합니다.

자살로 이어지는 각각의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의 진행 가능성을 키우는 확실한 요인이 바로 '우울증'인데요... '자살 계획'에서 실제 '자살시도'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매우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한다고 합니다. 저자 역시 오랜 통증에 이은 우울증으로 자신의 존재가 가족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고, 차라리 사라지는 게 가족들에게 좋을 것이라는 끔찍한 생각을 합니다.


죽을 계획을 세우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는 저자는 '자살 계획'을 했는데요... 어떤 변수인지는 몰라도 자살 시도를 하지 않고 첫 번째 위기를 넘기며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맞이한 불행에 한 번쯤 '죽고 싶다.' 이런 말을 툭 던지곤 하지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죽음을 원하는 것일까?
그들은 정말 죽고 싶어 하는 것일까? (p.42)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상황을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며 그것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느낄 때 자살을 시도하는 것일 뿐, 결코 죽음 그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마음의 진짜 정체


그래서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수록, 오히려 자기 생활을 규칙적으로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약속과 계획은 신중하게 세우고, 한번 무언가를 하기로 결정하고 나면 가능한 한 바꾸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하지요.

                                                            

이제 나는 '루틴 routine'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루틴이란 어떤 일을 하기 전, 반복하는 늘 똑같은 행동이다. (p.49)

                                  

살면서 위기를 겪게 되면 누구나 한 번쯤 자살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실은 죽음 자체에 대한 갈구가 아니라 삶의 괴로움을 더는 견디기 힘들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우울감'일뿐이라고 저자는 말하는데요...

루틴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이 우울감을 다스릴 수 있다면 자살 생각 역시 지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증은 피할 수 없지만, 절망은 선택할 수 있다.

                                                          

Between stimulus and response is a space. In that space is our power to choose our response. In our response lies our growth and our freedom.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 안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 선택이 우리의 성장과 행복에 직접 관련이 되어 있다. -빅터 프랭클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고, 그 공간 안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처럼,

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 그로 인한 통증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음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삶에는 크고 작은 고통들이 늘 함께 하기 마련인데... 사라지지 않는 고통이 사라지기를 바랄 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그 고통에 매달리게 되지요.


삶의 아름다운 조각들


이 책을 읽었던 지난 일요일 저녁, 지인 가족분의 장례식장에 다녀왔어요.

조문을 마치고, 오랜만에 또 종종 만나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웃고 밥을 먹었는데요...

21살의 저였더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20년이 훌쩍 넘은 저는 자연스럽게 하고 있더군요.


엄마가 돌아가셨던 21살의 가을, 장례식장에 오신 분들이 웃고 밥 먹는 모습에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저렇게 웃고 밥을 먹을 수 있지?... 저는 화가 나고 견딜 수가 없었거든요.

꼬박 20년 뒤 41살의 가을 아버지 장례식장에선 그렇게 밥을 먹고 웃는 소리가  슬픔의 강을 건널 수 있게 해주는 위로로 느껴지더군요. 똑같은 상황, 비슷한 풍경인데... 느끼는 감정은 극과 극이라니! 이상하지요.


네.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어떤 고통이라도 24시간 지속되지는 않는다.' 혹 그렇다 할지라도 그 안엔 웃음도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벗어나지 못할 고통이라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외엔 대안이 없다는 것! 그걸 받아들이고 나니, 삶의 많은 퍼즐 조각 중 고통 속에서도 존재하는 기쁨과 웃음, 만남, 일상의 소소한 감정들이 그 고통을 이겨낼 힘을 주더군요. 저는 그랬습니다. 고통이 주는 영향이 조금은 줄어들게 되었죠!


저자 또한 말합니다. 고통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고통을 즐기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을 줄이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임을!


고통 속에서 깨달은 사실을 그 고통 속에 있는 저자 자신에게 또 독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줍니다.


불안할수록 원래 계획대로


고통으로 불안하고 두려울수록 저자는 신중하게 선택할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원래의 계획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 이는 불안 그 자체의 속성 때문이다. 불안은 기본적으로 예측 불가능성 도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나온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을 자꾸 변경함으로써 미래를 더 예측 불가능하게 만드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애매하고 불안한 상황이라면 한번 내린 결정을 자꾸 바꾸기보다는 계획대로 밀고 나가는 편이 훨씬 더 나은데도 말이다. 계획대로 해 보다가 잘되지 않으면 그때 방향을 바꾸어도 늦지 않다.(p.83~84)

                                    

하나의 문제를 풀고 또 그 다음 문제를 풀고


고통이 엄습하면 '왜 하필 내게...' 자꾸 원인을 찾으려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괴롭지요. 그럴 때는 냉정하게 '원인 따위는 없다'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불행에는 이유가 없다.

                                                          

삶의 어느 지점에서 정말 모든 게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바닥을 칠 때가 있지. 그래, 이게 끝이야, 모든 게 끝장이야,라고 말이야. 그럴 때는 둘 중 하나야. 그냥(아무것도 하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무언가를 하든지. 하나의 문제를 풀고, 또 그다음 문제를 풀고.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거야.

                            

2015년에 개봉한 영화 '마션'의 우주 비행사 마크 와트니의 대사를 인용하며

아무리 힘들어도 우울감에 빠져 스스로를 잃어가지 않으려면 '왜'가 아닌 '어떻게'에 집중하고 그것을 실천하라고 합니다. 그 방법을 찾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곧 자기를 지키는 길이라고요!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


살면서 갑자기 닥친 사고, 즉 첫 번째 화살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지만 그로 인한 두려움과 걱정, 후회 혹은 자포자기 같은 이름의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화살을 피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첫 번째, 즉각 반응하지 않는다.

두 번째, 나에게 친절하자!

이 두 가지를 제안하는데요...


친절 : '가치 있는 무언가를 타인에게 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어느 날 지하철에서 젊은 엄마의 등에 엄히 아가에서 활짝 미소를 지었고, 아이 역시 함박 미소로 화답한 순간 자신도 모르게 '아가야, 건강하게 잘 자라렴!' 아가의 안녕을 빌었다고 합니다.


'아, 나도 저런 아이였을 때가 있었을 텐데...' (p.107)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어 종종 어른이 되어가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는  제가 했지만, 진짜 어른으로 성장은 네가 시켜주는구나!

아이가 스승이지요. 저 역시도 아이를 보며 나도 저런 아이였을 텐데... 저런 생기 있는 눈빛과 삶에 대한 생생함을 어쩌다 잃어버렸을까?... 그 부러움과 생각으로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한 공부로 예전보다는 조금 나은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강연 때 종종 언급을 하지요.

2019년 2월, 최정애대표 청춘도다리 강연 때 PPT 슬라이드 중 한 장.(2013년 6~8월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올해 2월, 청춘 도다리 무대에서는 저의 성장 이야기로 강연을 했었는데요...

그때 저만의 우울함 극복 방법, [웰빙 리스트 Well-being List]를 언급했어요.

제 책상과 냉장고, 주방에 이 웰빙 리스트 목록이 있는데요... 지금은 한 백여 가지 정도가 된답니다.

거창한 것이 아닌 보시다시피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기분이 우울할 때 그 기분으로 상황을 판단하면 오류를 범하기 쉽더라고요. 그래서 손쉬운 방법 중 그 순간 가장 눈에 띄는 한 가지를 바로 실행해 우울한 기분을 평균 상태로 만들지요. 그리고 그때 왜 우울했었는지, 또 그때의 상황을 판단을 해 우울감으로 인한 오류를 줄이려고 하는 저만의 방법인데요... 이 책에서는 나에게 친절하기로 비슷한 방법이 적혀있어요.

'최정애... 잘 해오고 있구나...!' 셀프 쓰담쓰담 했습니닷^^

                        


2019년 2월, 최정애대표 청춘 도다리 강연 때 PPT 슬라이드 중 한 장.


                                           

막연한 낙관은 오히려 화를 부른다


힘든 일을 겪는 사람들에게 '다 잘 될 거야. 힘내'라는 말을 종종 하지만, 근거 없는 이런 말은 오히려 이런 낙관이 들어맞지 않을 때 절망으로 빠트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필요한 것은 '희망의 근거'


그렇다면 막연한 '희망'이 아닌 희망이 힘을 발휘하려면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요...

희망의 근거를 찾는데 필요한 네 가지 요소는 바로 '신념 Faith, 현실 직시 Face the brutal fact, 인내심 Endurance, 지금 그리고 여기 Here and Now'라고 합니다.


특히 신념이 희망의 근거가 되려면 실천이 결합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데요...

네, 실천이 없는 신념은 신념이 아님을 일반적인 '믿음'과 구분해 사용할 것을 거듭 강조합니다.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출구가 없는 답답한 상황에 놓인 우울한 사람들은 일을 그만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취미생활과 모임을 끊고... 그렇게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그럴 경우 어느 순간 자신의 존재, 즉 삶 그 자체마저 중단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고 그 자체가 우울감을 더 악화시킨다고 합니다.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정말로 중요한 일이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친구들을 만나고,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고, 운동이나 산책을 하고... 이런 일들을 포기해선 안 된다. 그래야만 정말로 답답하고 괴로운 상황조차 마침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P.153)

                                                           

받아들인다는 것은 포기한다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 나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단지 내 인생의 작은 조각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P.153)

                                  

관심과 호기심이 중요한 이유


우울감에 힘겨운 사람들의 가장 큰 불행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고 당장 해결되지 못할 자신의 문제에만 몰두하며 그것을 끝없이 되새김질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그러다 보면 정신증 적인 방향과 신경증적인 방향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성능 좋 차도 장기간 세워 놓기만 하면 배터리가 방전되듯 삶에서 관심과 호기심을 잃을 경우, 여러 의미에서 성장을 멈추게 되는데요...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친구와 동료들의 삶에 대한 관심,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의 끈을 놓지 않을 때 이 고난이 언젠가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고 도와줄 수 있는 큰 그릇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내 정신 건강부터 챙기려면


부모교육 강사인 저는, 종종 강연 후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마트에 가면 아이랑 실랑이를 하느라 지쳐요. 장난감 사줄 때까지 떼 부리다 드러누워요! 고집이 보통이 아녜요!"


그럴 때마다 질문자에게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되물어보면,

아이의 말에 너무도 친절히 대답을 해줍니다.

고집스럽게 떼쓰는 아이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고집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아이에게 주장하죠.


그럴 때 저는 아이의 관심을 전환하라고 종종 조언을 하는데요...

가령, 커다란 샹들리에의 불빛 색깔만으로도 아이는 이내 호기심을 그곳으로 이동하고 좀 전의 상황을 잊곤 하지요.

그리고 아이의 감정이 차분해졌을 때 조용하고 친절히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러면 아이도 이해를 하지요...


우리는 보통 아이가 고집을 부리거나

형제끼리 싸울 때 잘잘못을 먼저 따지고 원인을 먼저 관철시키려고 하지만, 그 순간 필요한 것은 아이의 울음을 멈추고, 싸움을 멎고 다시 손을 잡게 하고 평화를 되찾는 것이지요.


우울감이 밀려올 때도 자신에게도 이렇게 하라고 조언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일은 최소한 잘잘못을 따지는 부질없는 짓을 멈추고,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 노력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이것이 필요하다.(P.205)

                                  

좋아하면 좀 더 수월해진다


그리고 삶이 힘겹고 지칠 때 누구든 진심 어린 팬이 되어 보라고 조언을 하는데요...

우울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즐거움을 주는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듯하고 웃거나 기뻐하는 상황에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도 하는데...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삶의 위기를 견뎌 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합니다. 그게 연인일 수도, 애완동물일 수도, 연예인일 수도... 그 대상보다 좋아하는 마음, 그래서 거친 여행길에 상처받거나 실망하거나 때로 주저앉게 되더라도 다시 일어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는 것을 믿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Life will find a way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우리는 타인과 맺고 있는 관계로서 자신의 정체성이 정의되는 존재(p.238)라고 하는데요...

                                                          

지금 이 순간 소멸하지 않고
살아 숨 쉬는 나의 존재는
희망에 대한 가장 분명한 근거가 아닐까 (P.239)

                                   

희망에 근거가 더해질 때, 그것이 신념이 되고 희망이 힘을 발휘한다고 했는데요...

저자는 결국 모든 희망은 우리 자신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음을! 그래서 희망의 근거는 우리 자신의 존재 그 자체라며 희망찬 글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기보다 그들의 회복을 응원하고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더 많이 생기기를 바라는데요...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함께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 그 자체에서 희망의 근거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마오.

-Dylan Thomas 딜런 토마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소리치고 저항하시오

분노하고 분노해요, 죽어가는 빛에 대해.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지혜로운 자들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어둠의 순리를 깨닫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번개처럼 번쩍이지 않기에

밤이 편안하다고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선자는 마지막 파도 곁에서 울지요.

그들의 덧없는 행적이 푸른 강기슭에서 얼마나 밝게 물결칠까 하여.

분노하고 분노해요, 죽어가는 빛에 대해.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떠나가는 태양을 붙잡고 노래하던 자유로운 자들은,

태양이 떠난 것을 보고 비로소 슬퍼하고 있음을 깨닫지만

슬퍼하면서,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죽음을 앞둔 채 눈이 멀어 수심에 찬 이들은,

그들의 먼눈에 빛이 별처럼 불타고 화사할지 모르지만

빛이 죽어감에 분노하고 분노하시오.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그리고 그대, 나의 아버지여,

슬픔의 절정에서 그대의 격한 눈물로 나를 저주하고 축복해주오.

내 기도할 터이니,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마오. 빛이 죽어감에 분노하고 분노하시오.



                                       


이 책의 저자인 임세원 선생님은 작년 12월 31일 오후, 조울증을 앓고 있던 환자가 퇴원 후 수개월동안 병원을 찾지 않다 예약 없이 찾아와 진료를 받던 중 갑자기 휘두른 흉기에 찔려 운명을 달리 하셨다고 합니다.


아프고 힘든 상황속에서도 고통속에 있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진료하셨던 선생님의 비통한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그때 뉴스속 그 분이 이 책의 저자분이실줄은...)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눈물이 나네요...


하늘에서는 평안하시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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