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책을 읽을까?

책을 마주하는 마음

by 화유

무릇 책이라 함은, 지식, 정보, 공부, 어려운 말, 지루한 것들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래서 '왜 책을 읽어야 하지?'라는 의문을 품는 시선도 많다.


내가 책을 찾는 건 언제인지 생각해 봤다.

맞다. 많은 경우,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한 '도구'로 책을 이용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강하게 끌릴 때가 있다.

'끌린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삶은 잔잔한 물결처럼 늘 아름답지만은 않다.

어떤 날은 적당히 넘실거리는 파도를 타고,

어떤 날은 휩쓸리듯 허우적거리기도 하며,

어떤 날은 그 힘에 지쳐 한참을 가라앉는다.


그렇게 마음이 갈피를 잃고,

누구에게 말해도 해결되지 않으리란 걸 깨달을 때,

나는 어김없이 책을 찾는다.


어쩌면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순간의 나를 조용히 껴안아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늘 이 자리에 있을 테니 언제든 와도 된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책을 읽다 보면 불현듯 ¹, 한 문장이 마음에 와닿는다.

그것만으로도 그 책은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책을 끝까지 다 읽는 것보다 어떤 문장에 밑줄을 긋고, 어떤 문장 앞에서 멈추는지,

그 선택 안에 내 마음이 있다.


누군가의 문장에서 내 감정을 발견하는 순간, 그건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마음의 귀환이다.

그것이 책을 읽는 이유이자, 책을 마주하는 방식이다.




"당신은, 왜 책을 읽고 있나요?"




¹ 불현듯:불을 켜서 불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갑자기 어떠한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는 상태로. (출처: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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