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을 견디는 사람들
" 무슨 촬영을 하는 거야?"
" 우리는 거리의 개들에 관해서 촬영을 하고 있어. 학과 과제거든."
" 영상 관련 학과인가 보구나?"
" 응. 영상 촬영학과에서 공부하고 있어. 가끔은 너처럼 사진을 찍기도 해. 구도 연습하는데 도움이 되거든."
" 그렇지. 나도 영화를 통해서 사진 공부할 때가 있어서 이해가 돼."
" 사실 다 비슷한 장르인 거지."
" 그럴지도 몰라. 그런데 나 하나만 물어봐도 돼?"
" 물어봐도 상관없어. 뭐가 궁금해?"
" 음... 약 3년 전에 지진이 크게 났잖아."
" 맞아. 그때 큰 지진이 있었어. 그런데?"
" 그게 아직도 많이 복구가 안된 것 같아서..."
나는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 있다는 생각에 저절로 말끝이 흐려졌다. 그는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 휴... 맞아. 아직도 많은 건물이 복구가 안되었지. 이게 다 정치인들 때문이야."
" 응?"
" 우리나라에 지진이 났을 때 정말 많은 구호단체가 도움을 주러 왔었어. 내가 직접 보기도 했지. 나도 지진 피해자니까 말이야."
" 그랬겠지. 가족 중 다친 사람은 없었어?"
" 다행히도 내 가족 중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없었어. 하지만 내 친구들 가족 중에는 있었어. 그때는 정말 처참했었어. 후~"
그는 숨이 막히는지 숨을 크게 한 번 내뱉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 그래도 외국에서 구호단체들이 많이 들어와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해주어서 사람들은 곧 회복이 되겠구나 생각했었어. 그런데 어느 순간인가부터 그 손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어. 정확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지는 구호물품이나 물자가 줄어버렸지."
" 사람들이 도와주는 것을 그만두기 시작한 거야?"
" 나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어. 물론 나중에는 정말 그런 사람들이 있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때는 분명 많은 정부 관료들이 중간에 가로챈 게 분명했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구호품이 줄고 피해를 별로 입지 않은 사람들이 받는 경우도 허다했거든. 내가 본 것도 많은데 보지 못한 것은 더 많을 거라 생각해. 예를 들어 한 군인 가족이 있었는데 그들이 배를 곪는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거든. 우리는 정말 심각할 때 감자 하나도 제대로 먹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말이지."
" 아... 썩을 새끼들..."
" 맞아. 정말 나쁜 놈들이지. 하지만 이제는 괜찮아. 그런 사람들도 거의 없어졌고. 게다가 우리는 이겨내고 있으니까.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회복하고 있어, 친구."
개의 삶을 담고 있는 청년과의 대화 중
네팔에서 2015년 4월과 5월에 두 번의 커다란 지진이 일어났었다. 추정 사망자는 약 6000명에 이르고 네팔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인명피해나 재산피해를 입었다. 수도 카트만두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와 마을들이 주 피해지역이고 마을 하나가 송두리째 사라진 곳도 많다. 그리고 그 피해의 흔적은 아직 네팔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