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넌 모름지기 서울 여자를 만나야 한단다
이봐라, 넌 얼마나 촌스럽니
끝말만 올리면 되는 줄 알고
목에 핏대만 세우는 네 줏대는 아니 네 자존심이
서기는 하니?
아들아 서울 여자는 누구보다 빠르단다
하이힐을 신어도 너보단 빠를 거다
네 답답함으로는 그녀를 만족시킬 수 없어
어디 물러 터진 홍시 같은 네가, 가재미마냥 눈을 한쪽으로 쏘고 마는 네 그 시골스러움이 서울 여자를?
퍽이나
이력서에 적힌 너는 서울이 아닌 놈에서
탈락인 거야
경기도, 인천은 괜찮냐고?
아니다 서울 여자다 아들아 생각을 해보렴
우리 집이 얼마지? 1억이요
서울에 1억짜리 집이 있었다 생각해보자, 지금 있니?
자 봐라, 너는 서울 여자를 만나야 한다
아들아, 서울 여자는 있지 약삭빠르다
1호선을 타다가도 금방 2호선 3호선 4호선 여기저기 바꾸는 게 서울 여자다
우리 동네를 보렴, 1시간에 오는 버스와 3시간에 한 대 지나가는 버스의 경주를
내릴 때 카드를 기어이 찍고 내리는 서울 여자의 살뜰함을
너는 따라갈 수 있니?
그러니 아들아, 저 서울 여자를 따라 아니 쫓으렴
네 말투를 숨기고 말끔히 빼입은 옷으로 덧니를 감추렴
어디 출신이냐 물어보거든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왔다고 둘러대라
서울 여자는 모름지기 바다에 환장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