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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찬 Dec 27. 2021

10개월 만난 남자친구와 1개월 전에 헤어진 여성

30대 여성, 조금은 야윈 얼굴을 하고,

잠긴듯한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10개월간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는데요,

1달 전에 헤어졌어요.

그런데 자꾸 차단을 했다가, 풀었다가 반복하네요.

속마음이 어떤지가 궁금해요."


"지금 전 남자친구분은 되게 무기력한 상태에요,

그러면서 해야할 일은 정말 많고 지켜야 할 룰도 많은 상황이네요.

그런 것에만 치여서 살고 있어요."


여성은 이런 대답을 원한 것이 아니라는듯

바로 질문을 이어 붙였다.


"저랑 헤어진 것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이에요?

다시 저를 만나고 싶어할까요?"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요. 

자기가 잘못했다고, 왜 그랬던 걸까 후회하고 자책하고 있어요.

하지만 다시 돌이킬 마음은 없고요. 끝난 건 끝났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왜 자꾸 카톡을 차단했다가,

차단을 풀었다가를 반복하는 거죠?"


"그거야, 아직 못 잊었거든요 지난 10개월간의 추억이 여전히 남아있고.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여자를 만날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서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다소 묘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다면 전 남자친구로부터 다시 연락이 올까요?"


"당장 오지는 않을 것 같고요, 오더라도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올 거에요.

가볍게 만나자는 연락은 아니고, 진지한 용무로 연락을 할 것 같고요.

어쩌면 질문자님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려고 할 것 같네요."


"뭔가를 얻어내려고요? 하.."


질문자를 위해서 추가적으로 최면 작업을 하거나

타로 카드를 뽑아 미래를 위한 조언을 들어볼 것을 제안했지만

질문자는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 하였다.


부디 짧은 타로가 마음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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