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121]

일상 속 편안함

by 걷고

코스: 20201105 – 20201107 25km

누적거리: 2,449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요즘 집에 페인트를 아내와 함께 칠하고 있다. 아파트가 오래되어 벽과 천정, 문, 몰딩 등이 많이 지저분해져서 시작한 일이다. 시간 나는 대로 아내와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굳이 서두를 필요도 없고, 그럴 일도 아니기에 조금씩 칠하고 있다. 그제는 안방 문과 화장실 문 두 개를 두 시간에 걸쳐 칠했다. 그리고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발걸음이 많이 무겁고 몸에 열이 조금 나서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하고 잠시 걱정을 했다. 집에서 합정역까지 약 2시간에 걸쳐 걸었는데, 이 길을 걷는데도 조금 힘에 부쳤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페인트 칠 하느라 애쓴 것이 몸으로 나타난 것이다. 평상시에 하지 않았던 일을 하면서 생긴 몸의 피로현상이다. 헛웃음을 지었다.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 되면 몸이 이런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온다. 하룻밤 잘 자고 나니 몸이 개운했고, 어제 수락산을 오르는데 전혀 힘들지도 않았다.


합정역 부근에 가끔 찾아가는 ‘수수 책방’이 있다. 그 서점에 들러서 주인과 차 한잔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노원 50 플러스 센터에서 온라인 강의한 것을 들었다며 듣기에 편안하고 귀에 잘 들어왔다고 격려를 해 주셨다. 고맙다. 그러면서 조만간 책방에서 사람들을 초대해서 강의를 듣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생 2막에 관한 책이 외국 서적 몇 권 외에 국내 서적은 별로 없다고 하면서 강의 내용을 정리해서 책 발간하면 어떻겠냐고 권유를 했다. 국내 서적은 주로 재테크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하셨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서점 주인의 말씀을 듣고 ‘인생 2막’에 관한 책을 한 권 발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관심 갖고 있었던 분야고, 나 역시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던 사람으로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어 드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 분야 관련하여 써놓은 글들이 몇 편 있다. 내용을 정리하고 보완하고 필요한 내용을 더 쓰면 될 것 같다.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는데 도움받았던 서적 대여섯 권의 내용, 한번 관람하면 좋을 것 같은 영화 네 편, 인생 후반기 준비를 하는 사람 대여섯 명의 얘기, 그리고 준비 과정의 경험에 관한 몇 편의 글을 쓰면 한 권의 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관련 서적을 읽고, 읽었던 서적도 다시 읽어 보고, 영화도 다시 관람하고, 준비하면서 느꼈던 점을 정리해서 책 준비를 해서 내년 브런치 출간 프로젝트에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다.


올해는 걸으며 힘든 상황을 극복했던 사람들의 얘기를 엮어서 발간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에는 인생 2막 준비를 위한 책을 발간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내년부터 시작해서 2년간 사찰 옛길을 찾아가는 길에 관한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한 권의 책 발간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생각도 정리하고, 사람들과 공유하고, 걷고 글 쓰며 살아가는 재미는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데 활력이 될 것이다.


어제는 수락산을 다녀왔다. 산길이고 돌계단과 데크 계단도 많았다. 바위를 많이 오르내리기도 했고, 철로 만든 줄을 잡고 내려오기도 했다. 낙엽길을 걸었고 스러져가는 단풍의 모습을 보며 걷기도 했다. 수락산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어서 사진을 찍느라 북적거렸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걷는다. 이제는 마스크는 일상 속 필수품이 되었다. 마스크를 쓰고 걸으니 답답하기도 하지만, 나 자신과 타인을 위해서 쓸 수밖에 없다. 길동무들과 수다를 떨며 걸었던 수락산은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뒤풀이를 간단하게 한 후에 노원역 부근에 많은 당첨자가 나온 로또 판매 명당 장소가 있다고 해서 우르르 몰려갔다. 토요일 밤늦은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놀랍다. 사람들이 로또 당첨을 위해 명당 장소를 찾아다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직접 보니 마음이 개운치 않다. 개인적으로는 로또 살 돈으로 노숙자에게 빵 한 개, 식사 한 끼 대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 시간과 돈을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일상이 많이 편안해졌다. 이제 조금씩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그간 쫓기듯 살아왔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살아오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줄곧 해왔다. 저절로 그런 시기가 다가온 느낌이다. 많은 고민과 방황을 한 후에 알게 된 것은 너무나 시시하다. 헛웃음만 나온다. 그냥 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리고 일상 속 매 순간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사람들과 웃으며 지내는 것. 무엇을 하거나 안 하거나 상관없이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 결국 욕심을 내려놓으면 된다. 어리석은 마음이 욕심을 만든다. 욕심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낸다. 탐진치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욕심 내려놓기’가 화두 공부다. 올라오는 욕심을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것이 화두공부다. 이제 마음공부하는 법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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