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어느 대형 서점의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그 글을 볼 때마다 참 좋은 문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습관(루틴)’으로 바꾸어 보았다. “사람이 습관 (루틴)을 만들고, 습관 (루틴)이 사람을 만든다.” 습관을 만들기까지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습관이 우리를 끌고 가고 만들어 나간다. 주위 사람들에게 걷기에 관한 얘기를 할 때 ‘걷는 것을 습관화하면, 그 습관이 우리를 걷게 만든다’는 말을 많이 한다. 습관이 되면 몸이 스스로 걸으라고 말을 걸어온다. 우리가 만든 습관이 결국에는 우리를 우리가 되게 만들어 준다.
반복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어떤 일을 동일한 시간에 일정 기간 하게 되면, 그 일 자체의 전문성을 갖게 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활의 균형을 잡게 된다는 것이다. 반복의 힘이 만들어 준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반복을 통한 균형은 삶 속에서 마치 집을 짓는데 가장 중요한 골조와 기둥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걷기 동호회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걷기 길 안내자를 1년 넘게 진행했던 적이 있다.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두 시간 진행하는 걷기 활동이다. 한 겨울에도 걸었고, 강풍과 비바람 치는 날도 걸었다. 아주 추운 겨울날 참석자가 아무도 없어서 혼자 걸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1년 이상 반복된 길 안내를 하며 스스로 생활의 균형이 잡혀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이런 길 안내 활동을 봉사와 희생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하지만, 그 말은 틀린 말이다. 오히려 나를 위해 하는 일이기에 그런 기회가 고마울 따름이다. 그 당시에 화요 저녁 시간은 모든 상황, 사람들, 일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오직 걷기만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기였다. 모든 약속도 화요일 저녁을 피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친구들도 그 날을 피해 약속을 잡기도 했다. 화요 저녁 걷기 안내가 삶의 균형을 잡아 주었고, 삶의 근간이 되었으며, 그 힘을 바탕으로 해서 다른 일들을 하나하나씩 해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요즘은 매주 수요일 낮 걷기 두 시간과 저녁 걷기 두 시간 길 안내를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길 안내를 하는 것이 아니고, 나 자신의 건강과 생활 균형을 위해 걷기 안내를 하는 것이다. 그 길을 같이 걸어주는 길동무 있다면 더욱 즐겁고 고마운 일이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4시간 이상 걷는 것도 심신 건강에 아주 좋은 일이다. 요즘 수요일 오후는 걷기를 하는 시간으로 정하고 나니 마음도 가볍고 설레며 기다려지기도 한다.
사격 국가 대표 선수인 진종오 선수의 일정을 우연한 기회에 TV에서 봤던 적이 있다. 하루 일정이 마치 초등학교 시절 방학 기간 동안 하루 시간표를 둥그런 원에 표시하듯 정리되어 있었다. 우리는 그 표와 상관없이 지내고 매일 수정하며 살아왔지만, 그 선수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반복의 규칙을 엄격하게 지켜나가고 있었다. 경기에 참가해서 사선에 서서 총을 쏘고 쉬는 시간에 맞춰 일정을 짰고,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정해서 운동과 휴식 시간을 철저하게 만들고 지켜나가고 있었다. 그런 반복의 힘이 그를 세계 1위의 선수로 만들었다. 일만 시간의 원칙을 주장한 사람도 있다. 한 가지 일에 일만 시간 이상 투자를 하고 공부하게 되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일만 시간과 반복의 힘이 합쳐지면 그 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매일 3시간씩 10년을 해야 일 만 시간을 달성할 수 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헛 말은 아닌 것 같다.
요즘 인생 2막에 관한 온라인 강의를 노원 50 플러스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다. ‘산티아고와 인생 2막’이라는 주제로 4회분 강의 녹화를 마쳤고, 이미 그중 2회분은 업로드되었다. 며칠 전 센터에서 추가로 4회분 강의 요청을 받았다. 1차분 강의의 요점은 ‘무엇이 나를 설레게 하는가?’였다. 설레게 하는 일 거리, 놀 거리, 할 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내용이다. 2차분은 좀 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 떠오른 말이 ‘루틴’이었다. 좋은 습관을 만들어 나가면, 그 습관이 우리의 삶을 즐겁고 평화롭게 만들어 준다. 다만 습관을 만들기까지 시행착오와 노력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그 과정을 잘 통과하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설사 조금 벗어나도 금방 원위치될 수 있는 복원력을 지니고 있다.
인생 2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과 ‘관계’라고 생각한다. 건강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으로 이루어져 있다.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몸의 건강이 마음 건강에 직결되고, 마음 건강이 몸 건강과 상호작용을 한다.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하는데도 루틴이 중요하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건강한 관계와 건강한 대화 습관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한다. 자신의 패턴을 파악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실천의 습관을 통해 부드러운 대화와 편안한 관계를 만들고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두 번째 4강의 주제는 ‘건강한 인생 2막’이라는 주제로 준비하려고 한다. 특히 루틴을 만들고 실천하며 삶의 균형을 만들어 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할 생각이다. 사람이 루틴을 만들고, 루틴이 사람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