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C 4주 차

by 걷고

간병인을 위한 자기 돌봄 프로그램 4주 차.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반이 지나갔다. 매주 맞이하는 토요일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온다. 요즘은 목요일과 금요일에 상담이 몰려 있어서 토요일 아침은 느긋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데, 이 교육에 참석하기 위해 그런 여유로움을 반납하여야 한다. 누가 강요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즐겁게 여유로움 대신에 교육을 선택한다. 그리고 교육에 참석하면 참석자들의 밝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오길 잘 했다고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마치게 된다. 교육시간의 활기와 자유로운 의견 나눔, 강사의 열정적인 진행,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교육을 통한 배움의 즐거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교육 내용 등이 조화롭게 어울려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매주 시작은 지난주에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실행계획의 실천 여부 및 대안 활동에 대한 나눔으로 시작이 된다. 한 분은 집 근처의 지렁이를 다시 숲 속으로 돌려보내는 계획을 하셨는데, 지렁이들이 모두 말라서 죽어있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대안활동으로 뭔가를 하셨다고 말씀하셨지만 기억이 나지 않고, 지렁이 생각만 난다. 요즘의 기온은 사람들도 지치게 한다. 지렁이뿐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존재를 힘들게 한다. 지구촌 한 곳에는 폭우로 댐이 무너져 많은 사상자를 냈고, 다른 곳에서는 화마가 산과 마을을 휩쓸고 지나갔다. 날씨의 변화는 모든 생명을 힘들게 한다. 지렁이의 생사를 걱정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만물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약 2년 전 친구와 길을 걷는데, 길 가에 큰 지렁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친구는 막대기로 지렁이를 들어서 숲 속으로 들어가 아주 조심스럽게 지렁이를 돌려보내주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한 분은 야채를 천천히 드시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 ‘빨리, 빨리’를 외치고 있고, 효율성과 생산성을 중요시 여기는 요즘 세상에서 과일, 야채, 음식을 천천히 드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고, 행동을 놓치지 않아야 하고, 급히 먹으려는 마음과 투쟁을 하여야 하고,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먹는 행동에 집중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고, 씹는 이빨의 움직임, 미각과 몸속으로 들어가는 과정 전체를 바라보는 일종의 ‘먹기 명상’이다.


이런 행동이 반복이 된다면 일상의 모든 행동이 명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여기에 집중함으로써 과거의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결국 명상은 지금-여기에서 매 순간을 온전히 살기 위한 삶이지, 삶과 동떨어진 명상의 행위는 결코 명상이라고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앉아있는 것이 참선이라고 생각하는 제자를 꾸짖는 선사는 제자 앞에서 기왓장을 갈고 계셨다.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무엇을 하십니까?’ 스승은 ‘기왓장으로 거울을 만들려고,’ ‘가능한 일입니까?’ ‘네가 앉아서 부처가 되겠다고 하니, 그것보다는 거울을 만드는 것이 쉬울 것이다.’ 명상은 삶이다. ‘먹기 명상’, ‘걷기 명상’, ‘듣기 명상’,‘보기 명상’, ‘감촉 명상’, 등 우리의 모든 감각 기관이 명상의 문이 된다.


오늘의 주제는 ‘어려운 상황에서의 의사소통’.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대화의 방법이 달라진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말투가 권위적이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 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은 순종적이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한다. 대화는 결국 각자의 삶의 방식이 반영된다. 자신감 있는 사람은 말에 당당함이 배어있고, 주눅이 들어있는 사람은 말에 힘이 없고 자기주장을 하지 못한다. 원래부터 차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삶 속에서 익혀진 나름대로의 생존 전략 기법이다.


이번 주의 주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여 상호 간에 원하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내는 기법에 대한 교육이다. 하나는 DESC (서술, 표현, 구체화, 결과)라는 4단계식의 대화 기법이고, 다른 하나는 ‘합기 도식 대화’라는 기법으로 상대방과 같은 시선에서 대화를 하는 기법이다. 내가 교육에서 받은 느낌은 대화의 기본은 상호존중이 바탕이 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 중심 상담자의 창시자인 칼 로저스의 상담 기법과 그 맥을 같이 한다. 그분은 치료의 핵심조건으로 상담자의 일치성,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그리고 공감적 이해를 말씀하셨다. 일치성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은 자신의 편견과 판단을 내려놓는 것이고, 공감적 이해는 상대방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언행을 하기 위해서는 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봐야만 한다. 자신이 진솔하게 얘기를 하고 있는지,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사고는 없는지, 상대방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 위주로 사고를 하는지. 자신의 마음을 놓치지 않고 들여다보며 대화를 하여야 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이 역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발전해 갈 수 있다. 과연 나는 솔직하게 나의 의견을 표현하는가? 남의 말을 나의 판단과 편견을 내려놓고 듣고 있는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 간에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가? 이번 교육이 내게 던져준 화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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