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밖에도 조직은 있었다
테니스 레슨을 받아온 지 1년이 좀 넘었다.
사람들과 게임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처음으로 테니스 동호회에 나갔다.
어느 모임이 좋을지 몰라, 토요일과 일요일 다른 모임으로 각각 등록해 봤다.
토요일은 안양, 일요일은 압구정.
기존 멤버들 눈에는, 그냥 잠깐 들른 ‘게스트’, 그리고 '테린이'*였을 거다.
* 테린이 : 테니스 + 어린이. 테니스 초보자를 뜻하는 신조어
그걸 알면서도 신기했다.
분명 같은 운동을 하는데,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토요일 모임엔 10명 정도가 모였다.
두 코트를 나눠 계속 칠 수 있었고
사람들도 다정했다.
아마 실력이 비슷해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반면 일요일은 달랐다.
30명 넘는 인원이 코트 다섯 개를 돌려 쓰고 있었고,
나보다 잘 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대기 시간은 길었고, 분위기는 딱딱했다.
회장, 총무, 재무까지 역할이 나뉘어 있었고,
단순히 운동을 즐기러 간 동호회였는데도
마치 작은 기업에 갓 들어간 신입사원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차이는 실력 때문일까, 아니면 규모 때문일까.
테니스는 실력이 곧 권력인 스포츠니까.
그치만 어쩌면, 사람 수가 많아지면 생기는 '조직화'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열 명만 넘어도 조직이 된다.
조직이 되면 자연스레 서열이 생긴다.
회사만 그런 게 아니다. 동호회도 그렇다.
내가 느낀 약간의 불편한 감정은
그 조직적인 공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유가 뭐가 됐든, 결국 내가 할 일은 단순하다.
연습 꾸준히 해서 잘 치는 수밖에 없다. ㅋㅋ
그러면 조직적이건 뭐건 상관없겠지..
갓 2년 차는 오늘도 공을 줍는다.
언젠가 실력으로 압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