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참새 Aug 06. 2016

불안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나는 이번에는 약물치료 말고 다른 치료를 받아보고 싶었다. 이게 약물만으로는 완전히 낫는 거 같지도 않고 뭔가 근본적으로 공황을 제거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결국 알아낸 방법이 '인지행동치료'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이 치료를 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내가 살고 있는 창원에 인지행동치료를 하는 곳이 딱 한 군데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그룹으로 치료를 받았다. 그게 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덕분에 같은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총 5명의 멤버가 두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정신과 의사선생님의 지도 아래 각자의 과제를 검사받는 무슨 스터디 같은 모임이었다. 


참고로 2007년 그 당시 가격은 교제비나 이것저것 다 포함해서 2달 과정 80만원. 적은 돈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겼기에 큰 맘 먹고 참가했다. 일단 우리가 사용한 교재는 '공황과 불안의 극복'이라는 책이었다. dr.Barlow와 dr. Craske의 공동 저서를 번역한 책이었다. 


우선,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내용 한 부분을 그대로 옮기겠다.


< 교감 신경계 활동은 두 가지 방법으로 중단됩니다. 첫째, (불안을 생성하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은 신체의 다른 화학물질에 의해 결국에는 파괴됩니다. 둘째, 교감 신경계와는 반대 효과를 갖고 있는 부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이완상태로 돌아갑니다. 이 점은 대단히 중요한데 신체가 충분히 응급반응을 하고 나면 결국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이완상태로 회복시킨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불안은 영원히 지속될 수도 없고 점점 더 심해져서 해로운 수준까지 가지도 않습니다. >

- 공황과 불안의 극복 中 p.25 -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은 공황이 오면 내가 이러다 진짜 죽을 수도 있다거나 미쳐버린다거나 이 불안이 계속 지속될 것 같은 더 큰 불안을 경험하기 마련인데, 이 글에서는 불안이 영원이 지속될 수 없다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의사선생님께서 이 부분을 과학적으로 찬찬히 설명할 때 나는 엄청난 안심이 되었다. 실제로 아드레날린이 완전히 없어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대 30분이라고 한다. 대부분 공황의 세기가 아무리 강해도 10~20 분 사이에 다시 이완이 된단다. 아,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내 공황의 지속시간이 딱 그 정도 되었겠다' 싶었다.


의사선생님은 다음부터 공황이 오며 시간을 체크하라고 하셨다. 그 시간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으니 그 정도만 참으면 괜찮아 진다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역설의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