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참새 Oct 02. 2016

신에 대한 믿음

나는 불안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신의 존재를 느끼게 되었다. 신이 인간을 만드실 때 정말 정교하게 만드셨단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 공황으로 죽는 사람은 없으며 그것도 신의 뜻이라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세상은 가끔씩 운명론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끼고 인체의 신비 같은 것을 보면 이렇게 정밀하고 완벽하게 잘 만든 주체(조물주), 우리의 예상을 훨씬 초월한 능력을 지닌 어떤 존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세상의 가장 합리적인 사람들 조차도 신의 존재를 한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우리는 우리의 힘과 예측력만으로 공황을 극복하려고 하지만 그러기엔 우리 인간이 너무 미약한 존재이다. 인간은 원래 나약한 것 같다. 나는 한 때, 그 누구에게도 의지 할 필요가 없다고 느낄 만큼 강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사춘기 때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났다는 오만함이 하늘을 찌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인생무상이라고.. 세상에 모든 것은 다 변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까지나 귀여운 외모로 모두의 관심을 받을 수는 없었다. 예상하지 못한 일도 일어나며 건강이 나빠지기도 한다. 이것들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결국 과거 나처럼 아무리 잘난 척하는 사람들도 변하는 세월 앞에서는 모두 나약해 질 수 밖에 없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삶을 너무 힘들게 한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들은 자신이 원래 나약하며 세상은 내 의지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변하지 않고 항상 온전한 존재에게 자세를 낮추고 기대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굳건히 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미약한 인간이 세상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공황이 왔다고 믿는다. 공황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때도 결국에는 내가 괜찮아질 거란 예상을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의지만으로 공황을 이겨낼 수 없다. 공황이 올 땐 너무 무서워서 아무것도 예측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에게 의지하고 두려울 정도의 경외감과 신비스러움을 간직하고 산다면 그것 자체로 나에게 경이로운 일이 될 것 같았다. 무미건조하지 않고 필링이 충만한 감동적인 삶 말이다. 어느 날, 난 그런 삶이 궁금해졌고 그렇게 살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 존재에 대한 믿음을 넘어 초월적인 어떤 것과 신비로운 관계에 놓이고 싶었다. 그것은 사람을 얼마나 풍요롭게 할까? 기대하면서..

매거진의 이전글 공황 재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