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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Oct 02. 2016

인지행동치료

의사선생님이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것이 바로 이 벤다이어그램이다.


공황은 우리의 불안한 감정과 관련이 있는 것이고 그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생각, 행동, 생리 이 세가지이다. 그래서 이 3가지에 변화를 주면 저절로 불안한 감정도 없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멤버는 두 달 동안 이 3가지를 한꺼번에 바꿔나갔다.



1. 생리


일단 생리는 단전호흡, 근육 풀어주기 같은 운동에 관련된 것이다. ‘공황과 불안의 극복’ 책에서는 몸이 이완된 상태에서 불안은 같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임상실험을 통해서 밝혀냈다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몸에 힘을 빼고 단전호흡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에서 오감을 활용한 여러 가지 명상법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명상을 하루에 30분이나 1시간씩 정기적으로 하면 불안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



2. 행동


공황이 일어났을 때의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과 같은 공통적인 증상들이 있다. 공황 시에 경험하는 그런 감각들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어서, 공황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현상에 적응되어 당황하지 않게 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머리 흔들기, 숨 멈추기, 제자리 돌기, 빨대로 호흡하기 이런 것들을 번갈아 가면서 했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은 매일 숙제를 주어서 자신들이 피하고 있는 그런 상황 (커피 마시기, 술 마시기, 엘리베이터 타기, 비행기 타기, 복잡한 백화점이나 마트 가기, 고속도로나 터널 가기 등등 )을 ‘체계적 둔감법(조금씩 두려운 대상에 다가가는 방법)’을 이용하여 천천히 접근해보라고 하였다.


만약 그 상황에서 공황이 일어난다면 자신에게 전화를 하라고 하시면서 안심 시켜주셨다. 어차피 그런 상황에서 공황이 일어나도 오래가지도 않고, 의도된 상황에서 공황이 일어나는 것은 더 좋은 일이라고 하였다. 의사선생님은 그런 상황을 피하는 것이 그 불안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이라면서 그 힘든 상황을 부딪치라고 재차 강조하였다.



3. 생각


내가 봤을 땐 이 '생각'을 가장 비중 있게 다뤘던 것 같다. 공황이 오기 전 짧은 순간이지만 분명히 그 상황이 위험하다는 잘못된 생각이 주입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잘못된 생각을 논리적으로 바로 잡고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면 공황은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역기능적 사고 기록지가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작업을 반복하다보니깐 진짜 불안이 싹 없어졌다. 자기 자신의 생각에 이렇게 논리적으로 반박해 보는 것은 이색적인 경험이었지만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내가 적었던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 역기능적 사고 기록지 >


1. 상황 친구와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순간 답답해져서 나는 빨리 나가고 싶었다.


2. 기분 불안 80%, 우울 30%


3. 자동적 사고 - 여기는 지하이고 갑갑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 공황이 오지 않을까 계속 신경쓰였다. - 세상이 깜깜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4. 생생한 사고를 지지하는 증거- 지하라 산소가 많이 부족할 수 있다. - 어두우면 공황이 더 자주 일어났던 것 같다. - 솔직히 좁은 공간에 명암도 어두운데 안 답답할 수 있을까?


5. 반대증거 - 산소가 부족한 것이 장애가 된다면 여기서 장시간 일하는 사람들은 다 몸에 이상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 어둡다고 해서 공황이 오는 것이 아니다. 낮에도 공황은 자주 일어났다. - 이런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6. 새로운 관점 -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거기서 공황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뭐? 한 두번 경험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몇 분 안가서 진정될 것인데.. 그리고 지금까지 실제로 노래방에서 그렇게 심하게 공황까지 간 적은 13년 동안 단 한번도 없었다. 안심해라. 그렇게 계속 불안해 한다고 해서 도움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춰라


7. 기분 재평가 - 불안 10%


이 과정을 하루에 한 개씩 반복해서 적을 것. -


공황장애는 완치가 없다고 말을 하지만 이 세가지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90퍼센트 이상 호전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생각, 행동, 생리 이 세 가지 접근이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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