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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Oct 02. 2016

행복은 헬스다

열심히 인지행동치료를 하는 장소를 알아보고 프로그램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청 우울했던 기분을 이젠 못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시 건강해질 것이란 기대가 있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역시 인간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을 때에는 정서적으로 건강해지는 것 같다.


내가 경험한 인지행동치료는 ‘절반의 성공’이었던 것 같다. 최소한 내가 인지행동치료를 받고 있는 동안에는 공황이 없어 건강했다. 분명 치료의 효과는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귀찮고 힘들었다. 이 프로그램 도중에 5명 중 1명이 떨어져나갔다. 그 분은 진주에 살았던 사람인데 창원까지 매주 오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나머지 사람들도 시간이 될수록 빠지는 사람이 늘고, 의사선생님의 숙제도 빼먹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인지행동치료가 헬스장에서 땀 뻘뻘 흘리며 운동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헬스장에서도 운동이 힘들어서 항상 빼먹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명상의 경우 의사선생님은 하루에 30분을 권장했지만 솔직히 하루에 10분 하는 것도 귀찮았다. 아무 것도 안 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호흡에 집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역기능적 사고 기록지 작성할 때에도 의사 선생님은 소크라테스의 반문법을 이용해서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계속 반박하는 과정을 적어오라고 했는데 이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의사선생님은 이 과정이 얼마나 귀찮은 노동인지 알기는 알았을까? 사람들은 자신의 정서적 행복과 관련된 일에서조차 물리적인 편함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느 날 내가 의사선생님께 질문을 했다.


“선생님께서 내준 숙제를 하는 것이 너무 귀찮고 힘이 드는데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자 의사 선생님은


“노력 없이는 공황을 극복하지 못합니다!”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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