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명상을 하루 2번씩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한번, 하루를 마무리할 때 한번 한다. 독서모임에서 알게 된 대니님이 매일 명상을 한다고 했다. 나도 명상에 관심이 많아서 대니님께 같이 하자고 했다. 만나서 같이 하는 게 아니다. 카톡으로 명상시작과 종료 시간을 서로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면 서로 더 자극이 된다. 명상하는 그 시간에 더 집중을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명상을 계속 할 것이다.
나는 왜 명상을 하게 되었을까? 세상이 주는 압박으로 마음이 짙은 회색이었을 때,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지금도 세상이 충분히 아름답다는 사실을 나 자신에게 세뇌시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었다. 가만히 있으면 우리는 계속 나쁜 생각을 한다. 주로 미래에 대한 걱정이다. 물론 좋은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것은 자격증 시험합격이나, 이성, 취업, 쇼핑.. 등에 대한 생각이다. 그런 생각들은 자극적이지만 뭔가 공허하였다. 가족에 대한 감사함이나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공황으로 아팠을 때, 혹은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가장 많이 한 생각은 ‘현재의 감사함’이었다.
차드 멍 탄(구글의 엔지니어)은 생각이 없는 우리의 존재 그 자체가 행복이라고 한다. 생각 없이 우리의 의식을 호흡에만 집중하면 엄청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을 ‘호흡명상’이라고 한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잠깐 1분도 호흡에 집중하기도 힘들어한다. 호흡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에 집중할 수도 있다. 어떤 감각에 집중하는 것을 ‘감각명상’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라도 좋다. 한 가지 감각에 집중만 하면 된다.
내가 하는 명상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좋은 느낌에 집중한다. 내가 살면서 겪었던 좋았던 느낌, 인생의 극적인 순간, 아름다웠던 풍경 등에 집중한다. 그런 느낌은 나를 리프레쉬 시켜준다. 내가 마음이 아팠을 때 삶의 감사함이나 좋은 느낌을 찾았다는 것은, 내 영양에 필요한 어떤 음식이 당기듯이, 분명 그것이 필요해서였을 것이다. 나는 그것이 핸드폰에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에게 분명 좋은 느낌이 물이나 공기처럼 필요한데, 평소에 나쁜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우리가 방전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다시 삶의 활기를 찾고,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좋은 느낌(에너지)을 주는 명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메모를 읽으면서 명상을 한다. 나쁜 생각이 드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다. 내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관심을 가진 적이 있는가? 예를 들어, 내가 돈이 없어서 걱정을 하고 있다면 내 상황을 한번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내 걱정이 근거가 없는 기우일수도 있다. 근거가 있는 걱정이라도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로 해결될 일도 많다. 걱정의 95%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내 상황을 분명하게 적는 것만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진짜다. 내가 경험해봤다.
(메모사진)
메모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나는 나 자신(무의식)에게 전해줄 말들을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걱정에 대한 방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삶의 감사함이나 좋은 느낌에 대해서도 적기 시작했다.
우리가 걱정을 하는 이유는 걱정을 해야 우리를 더 잘 통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약에 우리가 돈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면 카드 결제일에 미납을 할 수도 있다. 신용불량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일에서 걱정을 과하게 함으로써 그 상황에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이라 믿고 있다. 만약 우리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카드값 안 나오고, 절약할 수 있다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는 아침에 왜 일어나는가? 출근하려고, 숙제를 해야 해서, 시험공부를 해야 해서, 원고 마감을 지키기 위해서 등 의무적으로 알람을 맞추고 일어난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는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다. 걱정 안 하면 우리는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 우리 자신이 우리가 할 일에 대해서, 혹은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아무 관심이 없기 때문에 걱정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정신 차려야 한다.
명상은 우리 삶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다. 부모님은 우리가 공부를 안 해서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이지, 자기가 공부를 좋아해서 알아서 열심히 하는데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좋은 느낌을 심어줘야 한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 오늘 정말 재미있겠다.’ 이런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나에게 세뇌할 때 우리는 건강한 마음을 가진다. 그 모든 것들이 명상을 통해서 가능하다.
영화 비트에서 태수(유오성)가 조직으로부터 배신을 당했단 느낌이 들었을 때 했던 말이 ‘먼저 안치면 우리가 당해!’ 였다. 그런데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우리는 우리 인생을 더 이상 방관하면 안 된다. 명상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실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명상을 한 만큼 우리는 적극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명상에 관련된 내용이 이 책(공황과 불안의 극복)에 더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참고하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