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참새 Jun 26. 2018

쓰다 만 글

(글 올릴 시간은 없고.. 쓰다 만 글은 쌓여가고.. 미완의 글) 


친구는 단기로 근무하던 학교를 그만뒀다고 했다. 앞으로 뭐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 친구는 집에서 노니깐 심심하다며 자신은 매일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생활패턴이 자신에게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공무원 시험을 쳐보라고 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우선 오랜 시간 노력해서 공무원을 해야할 필요성을 못느끼고, 또 시험을 합격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너무 커서 싫다고 했다. 그 마음 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완전 좋지만, 만약 한두 문제 차이로 떨어지거나, 지역선택 잘못해서 떨어지면 그 괴로움이 크다. 시험에 응시 안했으면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시험 한번 쳤다는 단순한 이유로 징하게 겪게 된다.


뭘 하더라도 실패는 큰 고통이다. 어쩌면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 큰고통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또 아무 도전을 안하면 잔잔한 고통들이 밀려온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상처받기 싫어서 집에서 드라마, 영화나 보면서 아무 것도 안하려고 하는데. 나는 아무 것도 안 한다고 또 죄책감을 느낀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도 봐야한다. 잔소리도 들어야 한다. 사는 게 쉽지 않다. 해야할 일을 안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어떻게든 삶은 해답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우리는 이 답답한 현실에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 마음이 상처받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해야할 일들에 도전하는 방법이 있을까? 

창원 용지못, 구름이 예쁜 날


내가 공무원을 준비할 땐 하루 하루가 회색빛이었다. 아침에 또 일어나면 지겨운 하루가 반복된다. 영어 독해, 단어 외우기. 외워봤자 시험에 나오지도 않을 것들.. 점심은 싼 것만 먹었다. 옷도 좀 좋은 거 사고싶은데. 어디 놀러도 가고 싶은데. 아무 것도 못한다. 친구도 못 만난다. 여자도 못 사귄다. 술도 못마신다. 단 한번도 시원하게 뭘 해본적이 없었다. 답답했다. 그냥 계속 독서실, 도서관에 틀어박혀 살아야 했다. 공무원들을 보면 참을 수 없을만큼 내가 더 초라해졌다. 이게 사는 것인가?


시험 때가 다와가면 상상을 한다. 이번에 합격하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정장입고, 관공서에서 일할 수 있을까? 밥도 맛있는 거 먹겠지? 여자친구도 사귈 수 있을까? 내 모든 희망이 다 공무원 합격에 있었다. 현재의 나는 너무 초라했다. 그렇게 내버려뒀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상처받는 것은 현재를 챙기지 않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