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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나 Oct 15. 2024

충치가 생겨서 그래

예상치 못한 아이의 말은 귀여움이다

둘째는 코로나가 막 시작될 무렵에 태어났다.

아이를 낳고 조리원에 들어가니

뉴스에서 코로나 소식이 연일 나왔고

남편도 중간에는 퇴실해야 되고

산모와 아기만 있을 수 있었다.

이후로 예상하지 못하게 3년 가까이

듣도 보도 못한 코로나라는 질병이

우리 삶에 영향을 끼쳤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고 사는 세상을

지나오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런 영향이 있는지

둘째는 말이 늦었다.

어른들이 마스크를 쓴 세상에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도 친구들도

마스크를 끼며 생활하니

입모양을 보지 못해

코로나 베이비들이 많은 수가 말이 늦다고 했다.

우리 아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말이 늦게 트이고 발음도 어휘도

첫째에 비해서는 많이 늦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언어센터에서

조음수업을 받으며 아이의 언어발달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일상생활에서도 끊임없이

언어자극을 해주라고 하셨고, 책도 많이 읽어주라고 하셔서 전과 다르게 노력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수다쟁이가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아침 등원길 어느 날 아파트 화단에

어느 마른 잎들을 보고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OO아~ 이 나뭇잎들은 왜 말랐지? 많이 썩은 거 같네!"

라고 말했더니

우리 아이가 하는 말


"충치가 생겨서 그래"

예상치 못한 답변이 귀여워서 웃음이 난다.

충치가 생긴 잎이라니!

잎이 썩었다고 하니 썩은 거 하면 충치가 떠올랐나 보다.

엄마 아빠가 양치하기 귀찮아하는 아이에게

어 이러면 이가 썩지 충치 생기지 라고 한걸

아이가 기억하나 보다..^^


어른들과는 다른 어린이만의 표현이

문득 웃음을 짓게 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저 충치 생긴? 잎처럼 마음이 썩을 때도 있지만

한편으론 귀여운 말 한마디, 아이의 작고 귀여운 손을 잡고 느끼는 귀여움.. 그 귀여움으로 충치치료받은 듯 깨끗하게 치유가 되고 또 맑아지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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