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는 늦은 고백

by 홍씨 Mr Hong



오늘 우연히 어떤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한 아이가 있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양품점 서랍에서 돈을 몰래 꺼내 장난감을 샀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어머니는 아들을 엄하게 훈육하신 뒤, "자식을 도둑으로 만들면서까지 장사를 할 수는 없다"며 생계수단이던 양품점 문을 닫고 자식 교육에 전념하셨다고 한다.


또 다른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수박 서리를 했을 때, "사람이 되라"며 경찰에 직접 넘겼다고 한다.


앞의 아이 이름은 표창원, 뒤의 아이 이름은 신창원이다.

한 사람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프로파일러가 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모두가 아는 범죄자가 되었다.


표창원 교수는 자신 역시 결코 모범적인 아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고 바른 길로 이끌어준 어른들, 그리고 그들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그 이야기를 읽으며 오래 생각했다.

사람에게는 좋은 어른과 좋은 스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오랫동안 혼자서도 내 삶을 헤쳐갈 수 있다고 믿었다.

정확히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아니, 어쩌면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믿는 척했던 것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멋진 말들로 나를 포장하고, 논리로 무장하고, 때로는 남을 평가하려 했다.

그러면 나는 꽤 괜찮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었으니까.

적어도 약하고 흔들리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실상 나는 내상을 많이 입고 있었다.


최근 들어 나 자신을 돌아보며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내 세계 안에 갇혀 있었고, 내가 아는 것들로만 나를 보고 세상을 보았다.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는 눈도, 나를 바르게 비춰줄 시간도 없이 너무 오래 혼자였다.


자기검열이 심해진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이전 인간관계에서 많이 데였고, 그 뒤로는 사람보다 내 판단을 더 믿으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할수록 나는 더 좁아졌다.

더 날카로워졌고, 더 쉽게 무기력해졌다.


나는 생각보다 약한 사람이다.

무력한 순간도 많고, 때로는 추한 마음도 올라온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지금도 여전히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대단하지 않은 존재라는 사실이, 꼭 절망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오히려 그 지점에서부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좋은 어른을 찾을 수도 있고,

바른 말을 해주는 사람의 손을 붙잡을 수도 있으니까.


나는 여전히 혼자서 다 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혼자서도 단단한 사람이고 싶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람은 혼자서 자기 자신을 끝까지 바르게 볼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

끝까지 믿어주되,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는 붙들어주는 사람.

나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나를 더 나은 쪽으로 이끌어주는 사람.


어쩌면 나 역시 지금, 그런 어른과 스승을 필요로 하는 시기를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는 것도,

조금씩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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