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그림자인데 낯설다.
평소에 그림자를 의식하며 보는 일이 많지 않아서일까.
우리는 아마 어렸을 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던 시절,
온갖 사소한 것들이
어른이 보기에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마저도
신기하고 감탄하던 그때
그림자를 실컷 보았을 것이다.
산길을 걸으며 산책을 하다가
내 그림자를 보았다.
밤길을 걸으며 길게 늘어진
나같지 않은 나를 보았다.
저 실루엣안에 담긴 내 몸과 마음이
시커멓게 멍들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알아차릴 수 있도록
자주 인사하자.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나에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