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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가비 Sep 18. 2024

나에게 하는 인사

안녕?

그림자를 본다. 

내 그림자인데 낯설다.

평소에 그림자를 의식하며 보는 일이 많지 않아서일까. 

우리는 아마 어렸을 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던 시절,

온갖 사소한 것들이

어른이 보기에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마저도

신기하고 감탄하던 그때

그림자를 실컷 보았을 것이다. 


산길을 걸으며 산책을 하다가

내 그림자를 보았다. 

밤길을 걸으며 길게 늘어진

나같지 않은 나를 보았다. 

 

너는 나지?

나에게 인사를 하고 싶어졌다.

안녕?

안녕하냐고 묻는 내게

너는 답이 없지만

잠시 우리가 마주하는

귀하고 의미 있는 순간.


자주 나에게

안녕하냐고

물어봐주고 인사해야겠다.

저 실루엣안에 담긴 내 몸과 마음이

평안하고 충만한지

시커멓게 멍들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알아차릴 수 있도록

자주 인사하자. 


안녕하냐는 인사에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나에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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