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 자기 생각을 자신만의 글로, 타인의 마음에 가닿도록 잘 쓴다는 것은 엄청난 힘이자 특권이다. 그러나 그저 그런 평범한 문장을 쓰는 나, 빈곤한 나의 언어 세계가 늘 답답하게 느껴진다. 책을 많이 읽으면 글을 잘 쓰는데 도움이 된다는데 대체 내 글은 언제 느는걸까.
아무리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는 말에 기대서 쓰는 용기를 내보아도 자기 검열과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수려한 문체와 깊은 사고의 세계는 좀처럼 내게서 잘 생겨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글쓰기는 그냥 써봐야 하고, 많이 쓰면 쓸수록 는다고 하기에 강제로 마감이 있는 글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나를 데려다 놓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중 하나로 '일간 이슬아'처럼 브런치에 매일 연재하기 방식으로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일간 은가비'라고 하기에는 너무 민망하지만 이슬아가 "글쓰기는 부지런히 나를 사랑하는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나는 부지런한 편에 속하는 사람이며,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려고 시도하는 나의 노력은 칭찬해주고 싶다.
글쓰기에 있어서 닮고 싶고 너무나 애정하는 여성 작가 3명이 있다. 매일 글을 써서 배달하는 일간 이슬아를 시작한 젊은 여성 작가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이슬아, 기혼 여성의 내면을 너무나 깊게 이해하고 사회의 문제와 유가족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는 글을 쓰는 은유 ,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이다. 그들의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다보면, 책을 소유한 것처럼 멋진 문장도 내것으로 흡수해서 내 안에 소유하고 싶다. 나도 나다운 언어와 글을 가지고 다른 이들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잘 쓸때까지 글쓰기 연습을 해야지. 매일 연재하는 글이니그날 마감 시간전까지 글을 올려야 한다. 마감이라는 압박 장치는 어떻게든 뭐라도 쓰게 한다.
글을 쓰려면 글감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것이 글이 되는지, 무슨 글을 쓰면 좋을지 수시로 고민하고 생각한다. 에세이라서 신변잡기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소재로 삼을만한 것을 찾기 위해서 나의 일상과 하루, 주변 사람과 자연,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민감하게 의식할 수밖에 없다. 알아차리고 인식하고 의식하고 생각하는 태도를 가지게된 것은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갖게 된 습관이다. 생각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면서 살게되었으니 좋은 것 같긴 한데 머릿속이 늘 분주하여 평온하지 못한 순간이 많아졌다. 글감을 찾더라도 근사한 문장으로 괜찮은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또 발목을 잡는다. 최근 제안 받은 글이 있는데 내가 잘 쓸 수 있을지, 나에게 창작 능력이 있을지 너무 걱정되서 고민이 깊다.
그런데 한강 작가도 자기가 글을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한 내용을 보았다. 위대한 작가에게도 글쓰기는 쉽지 않을 때가 있다는 사실. 그저 절박하게 계속 써나간다는 고백을 들으며 지금은 한없이 좁고 얕은 나의 세계지만 매일 읽고 쓰면서 조금씩 더 파내려가면서 넓혀나가고 싶다는 욕심을 품어본다.
글쓰는 여자는 멋지다. 내가 애정하는 작가들은 당당하고 단단하여 정말 멋진 여성들이다. 닮아가고 싶다. 노력하다보면 나도 누군가에게는 조금 영향을 주는 사람, 좀 괜찮은사람이고 싶어진다. 느리고 더디 가더라도 포기는 하지 않겠다. 오늘도글쓰는 여자로 살아가겠다는 욕심을 품고 마감 시간안에 이 글을 마무리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