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공에서 시작하라

by 김혜영

첫째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신입생을 둔 학부모의 3월은 그야말로 폭풍과도 같다. 학용품을 구비하는 것에서부터 방과후 수업은 어떤 것을 신청할지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유치원생일 때에는 소홀했던 학원수업까지 늦기 전에 아이의 재능을 살펴 꼭 맞는 학원수업도 챙겨줘야하는 등, 몸보다도 마음이 훨씬 분주한 시간들이다.

무엇보다 완전히 바뀌어버린 문화적 환경에 아이가 잘 적응해 나갈지가 가장 걱정이다. 친구들은 잘 사귈지, 선생님들과의 소통은 원만할 지 하나부터 열까지 걱정과 염려로 가득한 것이 바로 엄마의 마음이다.

혹시나 주늑이 들어 소심한 성격으로 변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가 매일아침 가방을 메고 교문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에 아른거린다. 우려와 설레임으로 가득한 3월은 잔인할 정도로 정서적인 소모량이 많다.


입학한 다음날 하교한 아이에게 오늘은 어땠는지 물어봤다.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좋았다고 답한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아이가 감을 못잡았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았다.

“유하야, 친구들은 사귀었어?”

“네, 3명 사귀었는데 이름은 아직 모르겠어요.”

구체적으로 물어보자 그제서야 눈을 반짝이며 대답한다. 이제는 정말 궁금했던 질문을 던질 차례다.

“선생님이랑 수업은 했어? 어땠어?” 그러자 아이는 무엇인가 생각난 듯 미소를 환하게 지으면 대답한다.

“오늘 선생님이 자기 번호를 말해보라고 했는데요, 제가 손을 들고 번호를 말했어요. 저까지 4명이 말했는데 정말 잘했다고 초콜릿을 두 개나 받았어요. 손 안든 애들은 하나씩밖에 못 받았는데 저는 두 개나 받았어요. 정말 맛있었어요!”

그리고 정말 맛있었는지 입맛을 다셨다. 그 모습을 보자 다행히 적응을 잘 하고 있구나 안도가 되었다. 그리고 선생님도, 친구들고, 교실도 낯설었을텐데 용기를 내어 손을 들고 대답한 아이가 대견했다.

“유하야, 손들고 발표하는 거 힘들지는 않았어?”

“처음에는 조금 부끄러웠는데요, 그래도 손을 들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선생님이 용감하고 멋지다고 칭찬해주셨어요. 내일도 발표해서 칭찬받을래요. 학교 정말 재미있어요”

그리고 그 다음주 월요일 우리 아이는 주말에 있었던 이야기를 또다시 손을 들고 발표했고, 역시 초콜릿을 선물로 받아왔다.

처음의 어색함을 용기를 내어 이겨냈고, 작은 성공의 대가로 초콜릿을 받았다.

아마 그 초콜릿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최고의 달콤함일 것이다. 어쩌면 훗날 우리 아이는 초콜릿을 보면 그때의 성취감과 자긍심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일상의 반복된 습관적 행동을 통해 우리의 생각은 결정된다.
어색함을 무릅쓰고 손을 든 용기와 그에 따른 성공적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나는 뭐든지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축적된다.
반면 손을 들까말까 망설이다 다른 친구에게 기회를 빼앗긴 경험이 습관화되면 수동적인 삶의 자세로 생각이 고착될 수 있다.


단 한번이다. 단 한번만 용기를 내면 된다.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니 용기를 내라고 부추기면서 정작 우리는 용기를 내어 살아가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일이다.

양보라는 허울좋은 단어 뒤에 숨어 용기를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용기를 낸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용기낸 행동의 결과가 좋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용기”를 냈다는 사실 자체가 자기신뢰와 만족감을 높여준다.


그러니 작은 용기에서 시작하라. 작은 성공에서 시작하라.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새벽 5시에 기상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물론 성공하는 날은 일주일에 3일을 넘지 못한다. 나머지 4일은 실패하고 만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두 가지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괜찮아. 시작한 것도 대단하잖아. 그래도 평소보다 1시간이나 일찍 일어나잖아. 내일은 더 잘할 수 있어”라고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할 것인지,
“내가 그러면 그렇지. 내 주제에 무슨 아침형 인간이라고.. 난 뭘 해도 안되는 한심한 인간이구만”이라고 부정적 메시지를 줄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물론 마음먹은 그날부터 완벽하게 바뀐 삶을 살아내는 사람이라면 좋겠지만, 우리는 매일 다짐을 해도 매일 무너지고 마는 평범함 사람들이다. 하지만 작은 성공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므로 삶을 성공에 최적화시킬 수는 있다. 매일 5시에 일어나는 것이 어렵다면 주말은 예외항목을 두는 것도 좋다. 그것도 아니라면 6시 기상으로 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킬 수 있는 작은 약속을 만들고 하나씩 성취해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처음부터 지키지 못할 약속을 가혹하게 만들고선 지켜내지 못했다고 자기불신을 키워나가는 것은 자존감 회복에 치명적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너그러우면서 왜 우리 자신에게는 가혹하리만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실망하고 질책하는가? 감당하는 역할이 많아서 일수도, 수퍼우먼 콤플렉스가 작용해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정과 격려다.

다른 누군가의 인정보다 스스로에 대한 인정이야말로 우리를 존엄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건강한 자존감은 건강한 에너지로 우리 가족과 일터를 밝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됨을 잊지 말자.

가족을 위해서, 성공을 위해서, 행복한 삶을 위해서 스스로를 신뢰하고 격려하는 습관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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