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최근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흥미롭게 보았다. 영상의 내용은 80~90년대 한국 대중문화에서 일본을 표절한 내용을 총 정리한 것이었다. 어떠한 알고리즘에 의해 영상이 노출된 것인지 모르지만 제목만 봐도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영상을 보니 과거 알고 있었던 내용 외에도 '이것도 표절이 이었어?' 하며 처음 보는 것들도 제법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때는 불편함이 따르는 법인가 보다.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편집이고, 굳이 이 시국에 이런 걸 올린다며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전 세계를 K-컬처로 호령하는 우리나라 대중문화도 조금 부끄러운 과거는 있나 보다. 80~90년대 당시의 일본은 버블 경제 최전성기로 당시의 일본 애중 문화는 모든 자본이 투자된 집약체이다. 세계 1, 2위을 다투던 시기다 보니 문화도 꽃을 피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가장 인접한 이웃 국가인 우리나라에겐 일본의 대중문화는 좋은 교보재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조금은 폐쇄적이 었던 80~90 년대 우리나라에서 일본 문화는 매우 자극적이고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을 거라 본다.
내가 자라나는 청소년 시기에도 일본 대중문화가 많은 영향을 주던 시기였다. 학급에선 일본의 드라마, 영화, 애니, 음악 등을 접하며 공유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많은 기수들이 일본 명곡들을 리메이크하여 발매했다.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하는 보아는 국민 영웅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MAMA의 전신인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엔 매년 하이도, M-flo, Gackt와 같은 일본 뮤지션을 초청했을 정도니 말이다.
이러한 모방들과 선한 영향력들이 시간이 흘러 우리나라가 발전함에 따라 창의적이고 독자적인 새로운 형태의 문화로 태어났다. 많이 참고하고 모방했던 일본 문화는 이제는 더 이상 우리의 주 소비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자라나는 일본 10대들이 한국의 아이돌과 음식, 코스메틱에 열광한다.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빌보드와 아카데미를 휩쓸며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K문화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일본 문화에 영향을 받으며 자란 나는, 영원히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러한 모습을 보게 되니 참 뿌듯하다.
그리고 우리가 그랬듯, 베트남, 태국, 중국과 같은 나라에선 우리나라의 대중문화를 대놓고 카피하곤 한다. 우러러보고 동경하는 문화에 대한 표현이라지만 모방당하는 우리 입장에선 제법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일방적인 비난과 무시만 할게 아니다. 저런 모습에 안주하거나 자아도취 되지 않고 더더욱 따라올 엄두도 못 내게 더욱 가속을 내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언젠가 그들이 제2의 한국이 되고, 한국이 지금의 일본처럼 도태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불편한 진실을 호기롭게 마주할 때 우리는 더더욱 앞으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