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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택 Dec 04. 2020

34세에 한국사 공부 해보기

과거의 사람을 만난다는 것

 최근에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을 보고 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교재와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시험까지 쳐보니 매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근데 주변에서 뜬금없이 한국사 자격증을 준비한다고 하니 "뭐야? 혹시 이직 준비하냐?",  "대단한 설민석 납셨네", "어디에 쓰려고?"라는 퉁명스러운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뭐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뭐 역사를 좋아하면 했지 굳이 공부하면서 자격증까지 따려고 하니 말이다.


 최근 유튜브엔 역사 관련 유튜버들이 많다. 딱딱하고 수험용으로 공부했던 역사 공부와는 다르게 출퇴근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보는 역사 콘텐츠는 매우 기억 속에 오래 남고 재미있었다. 그런 콘텐츠 수가 늘어날수록 뭔가 역사에 대한 지식이 높아짐과 동시에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컨대 조선 최초의 미국 파견단 '보빙사'에 대한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나니까 뭔가 신선함과 동시에 또 다른 호기심이 계속 들었다. "왜 미국이었지?" "갔다 와서 뭐가 변했지?" "간 사람은 어떻게 구성했지?" "언어는 어떻게 통역했지" 등등 하나를 알게 되면 다양한 궁금증이 파생되기 시작했다. 또 유튜브로 하나를 알게 되어 주변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면 뭔가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 같아서 나 스스로 말해놓고서도 좀 떳떳하지 못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자격증까지 소지한다면 내가 아는 역사 정보를 말하는데도 상대방이 신뢰를 느낄 것 같았고 또 나 스스로도 가졌던 역사의 호기심을 해소하는데도 좋을 것 같았다.


 공부를 하고 나니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개항기부터 일제시대를 거쳐 근현대사까지의 우리나라 역사는 정말 파란만장한데, 외세에 좌지우지되고 의존할 수밖에 없는 힘없는 나라가 대 격변을 거쳐 K컬처로 세계를 호령하는 문화강국이 된 지금 시점, 과거의 조상들은 이만큼 강국이 될 것이라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그리고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이때 이랬다면 저랬다면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상상을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요즘 역사 관련 콘텐츠들이 많다.  서점에 가면 역사 관련 도서가 베스트셀러에 진열되어 있고 TV에서도 유명한 스타 강사들이 영화와 예능을 베이스로 역사를 접근하기 쉽게 재미있게 풀어내 준다. 지금이야 말로 우리의 역사를 공부하고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한 역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역사는 과거의 사람과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과거의 사람과 만나고 오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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