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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택 Dec 23. 2020

퇴근하고 집에 가기 싫은 이유

목표의 부재

 직장인이 되고 나서 그동안의 인생과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딱히 인생의 목표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험생 때는 수능의 끝, 군인 때는 전역이라는 끝, 취준생 때는 그저 취업하는 날만 바라보고 살았으니 말이다. 근데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직장인이 되어 있는 지금, 이 끝은 과연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항상 고민하고 있다.


 총각 시절, 회사를 마치고 곧장 집으로 향하는 길은 꽤나 우울했다. 집에 도착하여 또다시 다음날의 출근을 준비하는,  집 - 회사 - 집 - 회사 이런 기계처럼 반복적인 생활의 패턴이 너무나도 싫었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고단한 일과들을 무언가로 보상받지 못하고 하루하루 혼자 삭이는 것은 내 인생을 무료하고 활력도 없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퇴근하고 무조건 무언가를 하고 집에 가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래야 인생이 허무하지 않고 뭔가 일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항상 퇴근하기 전 카톡의 여러 채팅방에 "오늘 저녁같이 먹을 사람?!" "오늘 신상 카페 생긴데 가볼 사람?" "오늘 같이 배그 할 사람?" 등 꼭 누군가를 만나거나, 아무도 시간이 안되면 혼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관람하거나, 노트북 들고 카페 가서 뭐라도 뚜드려야 직성이 풀렸다.


 그러나 결국 이것도 일시적인 방책일 뿐 삶의 목적성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 인생의 목표라는 해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퇴근 후 바로 집에 갈지 고민을 하게 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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