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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딩 Oct 07. 2019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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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질병을 앓는 이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나 우울증같은 정신질환.

그리고 그 병이 나은 이후의 삶에는 전혀 무관심한 느낌이다. 나았어? 어 그래. 축하해. 끝.


완치 후의 삶은

망가진 세상을 재건축하고 유지보수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 같아.

그 때의 내가 나 자신이 스스로 한 생각이 맞나? 하면서.


회사 동료들에게서 듣는 말이 있다.

나보고 강철멘탈이래. 허수아비같대. 아무리 상사에게 까이고 혼나도 아무렇지 않아하는 것 같대.

무덤덤해진건지 뭔지 나도 날 모르겠는걸.

하지만 부당한 것으로 혼나는 일이 대부분이라 나를 공격하는 말을 들을 때는 저 사람이 뭐라고 나를 공격하고 깎아내리며 군기를 잡는걸까. 니가 감히 뭔데 나를 밟으려고 하는거야? 너 회사 밖에서는 남인데 왜 남을 밟아죽이려고해? 인생 정말 쓰레기같이 사는구나 하며 속으로 욕하지. 나도 사람이야. 기분 나쁘다구. 그렇다구 상대방을 패거나 죽일 수는 없잖아. 난 사람이야.


겨울이 오고있어. 우리 헤어진지 1년도 곧 다가오네. 

임용고시 얼마 안 남았네. 끊었던 담배 다시 핀다면서? 

그 당시의 당신 바람대로 나는 매우 행복하게 살고있어.

근데 나 차놓고서는

나를 왜 미워하는거야? 난 당신 이해가 가지 않아.

내가 내년에도 잘 부탁한다고 했을 때,

당신의 sns에 과연 우리에게 내년이 있을까 라고 한걸 봤어.


뭐라고 당신을 요약해야할까.

정말 다양하긴하다. 

나는 당신이 잘 못지내고 괴롭게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 아팠으면 좋겠어. 근데 안 아팠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평생 불행하게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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