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뭘 먹지

밀가루 없는 음식점 찾기

by 호단

밀가루와 결별을 선언한 첫 글 조회수가 9천이 넘었다. 이 챌린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이리도 많았구나 싶기도 하고, 평소엔 보지 못한 조회수인데 대체 뭔 일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쨌든 응원의 의미로 생각하련다.




밀가루 제로

훠궈


점심은 훠궈였다. 종로에 있던 어느 아파트 상가 건물로 들어가 지하 1층. 어찌나 식당이 많던지. 마음이 바뀌면 언제라도 다른 음식점을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샤브샤브 집에 도착하니 웬걸. 거의 만석이었다. 맛있나 보다, 하면서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에서 가장 첫 장 맨 위에 있던 해물 샤브샤브를 시켰다. 점심 특선이라는 글자만 보고 택했다. 해물 말고도 버섯, 야채 같은 저렴한 상차림도 있단 건 나갈 무렵에야 알았지.


수북한 숙주
황산 샤브샤브 @종로

그래도 해물 샤브샤브를 시키길 잘했다. 백탕에 해물을 듬뿍 넣었더니 깊은 맛이 우러났고, 얼얼하고 매운 홍탕의 건더기와 잘 어우러졌다. 훠궈를 몇 번 먹어본 친구들 말론 이렇게 맛있는 백탕은 처음이랬다. 원랜 밍밍했다고. 해물의 감칠맛 때문 아닐까.


보통 밖에서 먹어도 식사는 30분 내외로 끝난다. 하지만 이건 무슨 뷔페처럼 1시간 30분을 내리 앉아 실컷 먹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음식이 풍성했다.


수북한 숙주와 야채들, 양고기와 소고기, 꿔바로우, 건두부 등 밑반찬, 꽃빵, 당면, 칼국수. 물론 꽃빵과 칼국수는 먹지 않았다. 친구가 꽃빵을 먹으며 폭신폭신한 식감이 급식에서 먹던 것과 다르다고 어찌나 감탄하던지.


당면은 잘 불려놓은 덕인지 순식간에 익었다. 하지만 칼국수는 꽤 오래 걸렸다. 육수가 거의 남지 않아서 오래 졸일 수 없었다. 결국 설익은 칼국수를 꾸역꾸역 밀어 넣던 친구들. 난 당면을 후루룩 먹으며 구경했다.


세상에 당면이 있고, 나는 모든 면을 공평하게 좋아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오늘도 저녁은

부추 감자전



감자 큰 거 2 작은 거 1 + 부추 반움큼 + 청양고추 2


오늘은 감자가 무척 예쁜 색으로 갈렸다. 근데 어제가 더 맛있었다. 감자가 너무 얼어서인가. 혹은 오늘은 직접 굽지 않아서. 부침개를 혼자 해 먹는 내가 기특했는지 엄마가 구워주겠다고 했다. 할 줄 아는 요리라곤 라면, 파스타, 야채 볶음밥이 전부였는데 하나 더 생겼다.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매운 고추가 내가 원하는 만큼 골고루 섞이지 않았다.



노릇함도 훨씬 과하다. 나는 노릇한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촉촉하게 했는데. 흥건한 기름이 없는 건 마음에 든다. 놀랍게도 배가 차지 않는다. 늦은 저녁이라서 그런가. 낮에 먹었던 훠궈를 다시 먹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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