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목표를 세웠다. 일 년에 한 편씩 브런치 북을 만들고 응모한다.
올해도 목표 달성이다. 두 번째 브런치 북이다.
작년에는 망설이다가 작가 신청을 8월에 했고 다행히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써놨던 글들을 정리하고 급하게 브런치 북을 만들었다. 하루에 12 시간 이상 작업을 했다. 남편이 걱정을 했다.
"천천히 준비해서 내년부터 시작하지 그래요?"
"올해 못하면 내년에도 못 할 것 같아요."
첫 브런치 북을 만들었을 때의 기분이 생각났다.
이번에도 브런치 북을 만들고 나서 나에게 속삭였다.
"참 곱다."
브런치 북 공모전에 응모한다고 했을 때 남편이 물었다.
"경쟁률이 어떻게 되죠?"
"한 5천대 일?"
응모작이 5 천편은 될 거라는 소리를 들어서 대충 숫자를 댔다.
"경쟁률이란 게 허수가 많으니까."
남편이 위로했지만 난 현실이 자각되었다.
"그 허수가 '나' 일 수도? 허허허."
허한 농담을 하는데 내 속의 2% 이과적 머리가 5천대 1은 이상하다고 계속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계산을 해보았다.
응모작이 5천 편이라고 치고 브런치 대상이 10편에 특별상 40 편을 합치면 당선작이 50편이니까 5천대 5십.
음~, 0 하나 자르고 5 끼리 상쇄하면..., 100대 1. '아, 100대 1이구나' 하는데 내 98%의 마음이 소리를 쳤다.
"체감상 5천대 1 맞거든. 5천만 대 1일 수도 있어."
5천대 1이면 어떻고 100대 1이며 어떠냐고 마음속 세월이 웃어준다. 올해도 고운 브런치 북들이 오천 권이상 나왔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글 쓰는 사람이라 내 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은 강하다. 이런 마음을 숨기지 않고 말할 수 있다니! 브런치 세상 얼마나 자유로운가?
나는 혹시나 하면서 발표를 기다릴 것이다. 11월 말까지는 당선자들에게 연락이 간다고 하니 그때까지 나는 희망과 좌절 사이를 오고 갈 것이다.
그래도 행복하다. 응모하지 않았다면 5천대 일이든 백대 일이든 어떤 기대도 하지 못할테니까. 그냥 '좋겠다. 나도 하고 싶다.' 하면서 다른 작가님들 글들을 툭툭 치고 다녔을 것이다.
응모하고 난 후 나는 순간순간 들뜬다. 안될 거라는 생각에 바닥으로 급 낙하할 때도 많다. 5천 번씩 솟구쳐 올랐다가 5천 번씩 떨어져 내려온다.
그러면 어떤가! 저기 5천 개의 희망들이 반짝거리고 있다. 그 속으로 퐁당 들어가 같이 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