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현 Dec 21. 2021

고유의 색깔을 가진 우리들

네 명의 빛나는 청소년과 함께 한 시간



2021 4,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것은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서울동행 주최의 '기획 봉사 공작소모집 공고였다.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문구에 용기를 얻어, 결과와 상관없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했다. 그렇게 봉사활동과 예술교육에 관심이 있는 팀원들과 함께 지금의 200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게 되었다.


교육을 기획하면서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진짜 공감하는 사회 문제는 무엇일지 고민했다. 그 속에서 우연히 공통점을 발견했다. 팀원 모두가 ‘청소년기’를 지나온 것이었다. 누구나 겪는 시기이기 때문에 삶에 있어 하나의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나와 내 감정에 귀 기울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볼 기회는 현저히 적었다. 치열한 입시 경쟁만으로도 벅찬 시간이었다. 그런 청소년들과 함께 나는 누구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 존재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청소년들을 만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우리는 연극이라는 예술을 통해 청소년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8주 동안 우리는 나를 상징하는 오브제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나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글을 써보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어떤 것을 할 때 행복했는지 생각해보았다. 우리 수업에서 필요 없는 이야기는 단 하나도 없었다. 함께 나눈 모든 것들이 소중했고 청소년들이 보여주는 창의적인 생각들이 놀라웠다. 선생님이자 봉사자의 입장이었던 내가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운 채로 집으로 돌아갔다.



수업에서 나온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는 한 편의 대본을 만들었다. 모든 것이 솔직하게 마음을 열어준 청소년들 덕분에 가능했다. 그렇게 연극 <FIND US>가 작은 무대 위에 올라갔다. 무대 위에서 우리는 네 명의 청소년 그 자체를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자기 모습 그대로 걷고, 뛰고 말하며 서로 소통했다.      


무대에서 자신의 모습과 생각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너희가 들려준 이 소중한 이야기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환하던 극장에 불이 꺼지고 관객이 모두 떠난 뒤, 다시 모여 서로에게 말했다. 한 명이라도 없었더라면, 이 프로젝트는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우리 모두 잊지 못할 경험을 함께했고 각자의 길에서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준비를 했다.


모두 함께 만든 연극 <FIND US>는 이 대사로 공연의 막을 연다. ‘오늘은 고유한 색깔을 가진 4명의 청소년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저희를, 지켜봐 주실 거죠?’ 200일간의 긴 여정을 함께 한 팀원들, 그리고 누구보다 빛났던 네 명의 청소년 모두가 자신이 가진 그 고유의 색깔을 간직하기를 바란다.


'나'를 상징하는 물건 만들기



*본 에세이는 2021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서울동행 활동 후기 공모전에 당선되었음을 밝힙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 그리고 우리의 존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