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황홀한 경로 이탈
요즘에는 노랫말을 쓰고 있다. 작사도 일종의 글쓰기이니 한 편의 시나 산문을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배워보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한정적인 발음과 리듬 안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끼워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사가는 가사 하나를 쓸 때마다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주제를 수없이 곱씹고,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도시에 관한 음악을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이 곡을 만든 이는 이 노래를 쓰기 위해 도시를 몇 번이나 걸었을까. 마음속으로 몇 개의 골목을 스치고, 지는 해를 몇 번이나 떠나보냈을까.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길래 기어코 노래에 담을 수밖에 없었을까. 그러니 제목에 도시 이름이 담긴 노래를 발견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재생할 수밖에.
도시를 다룬 음악은 수없이 많지만, 그중 최고의 곡을 하나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에피톤 프로젝트의 "친퀘테레"를 고를 것이다. "친퀘테레"는 지중해의 작은 마을에 보내는 찬가다. 이 노래를 듣고 처음으로 친퀘테레가 어떤 곳인지 찾아보았고, 한눈에 반했고, 그곳으로 향했다.
https://youtu.be/Tf3h7F1_414?si=31bVAs7FvUIAA0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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