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뿐히 가라앉는 마음
성당이 불타고 첨탑이 무너졌을 때, 사람들이 울며 기도하던 걸 기억해.
170년 동안 지어 올리고 또 700년에 걸쳐 사랑했는데, 한순간 모든 게 흩어져버렸을 때.
그 밤엔 나도 괜스레 잠을 설쳤어.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뜨고, 곧바로 뉴스를 확인했지.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다 이웃인 마농 할머니를 마주쳤어.
아주 참담한 표정으로, 인생에 이런 상실은 두 번 겪어본 적이 없다고 하셨지.
아, 신이시여. 우리의 무너진 영혼을 위해 기도해야지.
그런 말을 하면서 손수건을 꼭 쥐었지.
나는 영혼을 그곳에 맡겨두고 자란 적이 없으니 그 기도를 영영 이해할 수 없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게도 이해할 여지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
상실에 휩싸인 마음에 대해서라면 언제든 증언할 수 있으니까.
이유도 맥락도 예고도 없어서, 세상이 내게 벌을 주는 거라고 믿게 되는 그런 상실 말이야.
어제 교통사고 사망자 [ 4 ] 명.
안전 운전하세요.
언제부턴가 이런 표지판을 보면, 숫자 너머의 풍경을 생각하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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