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쑨이 동생 복쑨이?

18개월 쑥쑨이 언니되다.

by 혜현

쑥쑨이 인생 18개월 차.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건 물론 어느 정도 의사소통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쑥쑨이 동생 복쑨이가 세상에 나왔다.

18개월의 쑥쑨이는 동생의 존재에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말로 표현은 잘 못했지만 저 꼬물이(복쑨이)는 대체 뭔지 신기한 듯 한번 찔러보기도 하고 머리를 만저 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꼬물이를 먹이고 재우고 하며 하루 종일 안고 있는 모습을 보니 쑥쑨이가 이건 아닌데? 싶었나 보다. 그리고 시작된 엄마 쟁탈전+복쑨이 때리기.


복쑨이에게 분유를 먹이면 젖병을 빼앗고 내동댕이 친다. 그리고 무릎 위로 올라오려 한다. 잠시 복쑨이를 내려놓으면 강스매싱으로 복순이 머리를 때린다. 그럴 때마다 깜짝 놀라 쑥쑨이를 혼낸다.


쑥쑨이를 혼내도 보고 다그쳐도 보고 이해도 시켜 보려 노력했지만, 다 부질없는 일이었다. 신생아를 하루 종일 돌보는 일도 힘이 든데 그 와중에 쑥쑨이의 심술까지 더해지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루 종일 복쑨이와 쑥쑨이를 혼자 돌보는 날엔 쑥쑨이의 심술에 엉엉 울며 하루를 보낸 적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쑥쑨이에게 더욱 사랑을 주려 노력해봤지만 쑥쑨이는 성에 차지 않는 듯 복쑨이를 괴롭혔다.


아무것도 모르는 복쑨이와, 난감한 엄마, 그리고 심술쟁이 쑥쑨이의 어색한 동거가 계속되던 중 하루는 복쑨이가 이유 없이 심하게 울었다. 안아주는 것도 쭈쭈도 다 거부했다. 할 수 있는 게 없어 품에 꼭 안고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쑥쑨이가 쪽쪽이를 가지고 와서는 엄마에게 건네주었다.


"쑥쑨아 복쑨이는 쪽쪽이 안 물어" 하고 쪽쪽이를 다시 돌려주었다. 그리고 한참을 더 운 뒤 복쑨이는 곤히 잠이 들었다. 그리고 쇼파에 앉아 쉬고 있는데 쑥쑨이가 무릎위에 앉아 엄마 품에 쏙 파고들었다. 복쑨이를 달래느라 쑥쑨이에게 신경을 못써줬는데 아마 쑥쑨이는 엄마에게 안기고 싶었나 보다.


이렇게 앉아 있으니 아까 쑥쑨이가 쪽쪽이를 가지고 왔던게 생각이 났다. 그리고 괜히 뭉클해졌다. 말 못 하는 쑥쑨이가 쪽쪽이를 가지고 온 게 동생을 달래려는 것인지, 엄마를 도와주려는 것인지, 혹은 시끄러워서 인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동생의 존재를 인정하는(인정할 수밖에 없는) 작은 행동은 아니었을까?


처음보다는 덜 하지만 요즘도 가끔 복쑨이는 쑥쑨이에게 뜬금없이 맞아서 후엥 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그날의 감동은 찰나의 순간으로 지나갔지만 이제 쑥쑨이도 복쑨이의 존재를 조금씩 인정하는 듯하다.


feat. 8개월이 된 복쑨이는 이제 언니 껌딱지가 되어 언니 옆에 찰싹 붙어 있다. 쑥쑨이는 여전히 복쑨이를 귀찮아 하고 괴롭히지만 아주 잠깐씩은 둘이 외계어를 하며 대화를 하고 같이 놀기도 한다. 오히려 우다다다 빨리 쑥쑨이에게 기어가는 복쑨이를 쑥쑨이가 무서워한다.


언젠간 쑥쑨이와 복쑨이가 둘도 없는 친한 친구 사이가 되어 서로 의지하고 사랑할 날이 오겠지. 조심 스래 바라본다.



[2022년경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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