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쑨드디어 서다

feat. 일 년 동안의 간절한 기다림.

by 혜현

쑥쑨이는 어느새 부쩍 자라 돌을 지났다. 쑥쑨이는 이제 의사표현도 제법 할 줄 알고, 할 수 있는 개인기도 정말 많이 늘었다. 짝짜꿍, 곤지곤지, 주세요, 반짝반짝, 빠이빠이, 배꼽 보여주기, 이름 부르면 가르치기.


하나씩 말하며 동영상을 찍으면 할 수 있는 개인기들로 동영상을 1분 이상 채울 수 있다. 대견한 우리 딸. 매일이 너무 나도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반대로 고집도 엄청 늘었다. 맘마를 먹는 의자에 앉히려면 까까를 손에 쥐어줘야 앉고, 억지로 재우려고 하면 하늘이 무너 저라 운다. 까까를 줄 때는 꼭 양쪽 손에 가득 줄 때까지 달라고 때를 쓰며, 막 울다가도 좋아하는 과자를 주면 생글생글 웃는다.


쑥쑨이는 세상에서 할머니를 가장 좋아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가 엄마한테 잠깐 가있어하면 으앙 하고 울며 할머니 바짓가랑이를 꼭 붙잡고 할머니를 안 놔주곤 했었다. 어찌나 서운하던지... 하지만 이제 쑥쑨이는 엄마도 쪼끔 좋아한다. 그래도 할머니만큼은 아니지만. 한 2순위 정도...? 아빠는 여전히 3순위다.


쑥쑨이에게 많은 성장과 변화가 있었지만, 돌이 가까워 오면서 가장 걱정이 되었던 건 쑥쑨이의 걸음이 또래보다 늦다는 것이었다. 평균적으로 아기들은 돌 즈음 걷는다고 한다. 쑥쑨이의 경우 짚고 서는 게 빨랐고, 소파에도 곧 잘 올라섰기 때문에 빨리 걸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 다 돼가도록 네발로 걷기만 할 뿐 걸을 생각은 안 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이제 거의 꽉 채운 13개월이 다 되어 가고 있으니 매일매일 걸음마 보조기를 안겨주며 걸음 연습을 시켜보았지만 그때뿐이었다.


어제는 친구에게 선물 받은 바디슈트를 처음 입혀보았다. 매일 내복만 입고 있던 쑥쑨이가 예쁜 외출 슈트를 입으니 너무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환호성을 질렀더니 쑥쑨이도 신이 났는지 갑자기 서서는 무릎을 튕기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쑥쑨이가 혼자 처음 서 있는 순간이었다. 너무너무 기쁘고 신기했다. 하마터면 찔끔 눈물이 날 뻔했다. 어찌나 대견하던지. 오늘이 지난 쑥쑨이 인생 1년 중 가장 크게 성장한 날이었다. 조금 있으면 말도 하겠지. 쑥쑨이의 성장이 기대되는 밤이다.


사랑해 우리 딸. 우리 딸의 성장이 더욱 기대돼


[2021년경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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