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을 읽고
이상을 추구하려면, 옳다고 여기는 일만 하려면 다른 평범한 가치는 내려놓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두루두루 적당한 직업이라면 이상이나 열정 같은 건 후순위로 둘 수밖에 없는 거라 여겼다. 어느새 일에 대해서는 이분법적인 잣대를 적용하고 있었던 내게 아무것도 타협하지 않는 이본 쉬나드의 삶은 꽤 충격적이다. 좋아하는 일,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성취는 물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까지 미치는, 이론에만 있을 것 같은 사람.
분명 파타고니아라는 회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인데, 성공한 기업의 뻔한 스토리와는 다르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남은 것은 신기하게도 환경 파괴에 대한 깊은 반성과 탈육식에 대한 더 강한 동기부여다.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단순한 삶, 내가 먹고 쓰는 것의 출처를 명확히 아는 일, 효율성보다 손으로 하는 일과 오래된 것에 가치를 두는 삶을 실천하고 싶게끔 한다. 괴짜 창업자가 평생에 걸쳐 파타고니아를 통해 외치고 있는 가치다.
2020년 8월, 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란 책을 읽고 쓴 글이다. 이 책을 계기로 우리 부부는 파타고니아에 푹 빠졌다. 레트로 X를 시작으로 토렌트 쉘, 신칠라 그리고 후디니까지 파타고니아 제품들을 계절 별로 하나씩 구입했다.
디자인이나 유행이 아닌, 아주 견고한 내구성에 평생 수선해서 입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막 세탁할 수 있어, 관리도 아주 쉽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제품이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무엇보다 소비자로서 이 브랜드의 가치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만족스럽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30년 전에 샀던 파타고니아 제품들을 고치고 고쳐서, 자랑스레 입는 우리를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