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 회사가 싫어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싫은 걸까

by 혜인



배고프다는 말만큼, 회사가 싫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일 한지 7년째인데 벌써 3번째 직장이다. 첫 번째 회사는 4년 넘게 다녔고, 두 번째 회사는 1년을 조금 더 다니고 지금의 회사로 옮겼다. 두 번의 퇴사엔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불합리하고 바보 같은 의사결정을 거스를 수 없는 문화가 정말 싫어서, 성장하지 못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두려워서, 혹은 업무에 재미가 없었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서.. 여러 차례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를 만들어 지금의 내 자리에 있다.


지금 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번 직장을 떠날 땐 어떤 이유를 만들며 떠나게 될까. 벌써 세 번째 회사니까, 이런저런 쉬운 이유들로 매듭을 짓고 싶지 않다. 내가 불편함을 잘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알지만, 이렇게 모든 곳이 싫은 게 정상인 걸까. 도대체 어떤 것이 가장 싫은 걸까. 나는 어떤 곳에 있을 때 즐거움을 동력으로 일할 수 있을까.


철학과 신념을 잃지 않으면서 돈도 잘 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재미와 성취도 느끼고 싶다. 또 일과 삶의 균형도 내겐 중요하다. 어느 한 가지라도 만족되지 못하면 기쁘지 않을 것 같은데, 나는 여러 가지와 기꺼이 타협하며 살아왔다. 아마 여전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이리저리 몹시 흔들린다.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며 그렸던 무수히 많은 인생 계획 그래프가 생각난다. 그때도 나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갖고 싶은 직업에 대해 생각하는 데에 소질이 없었는데. 한 참 어른이 되어 7년을 일해도 정말 모르겠다. 4번째 회사로 가기 전엔 이 고민을 좀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할텐데. 도돌이표는 여기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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