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토리매거진과의 인터뷰가 전시에 실리다.
피크닉 <정원 만들기-GARDENING>에 내 지난 디렉토리매거진과의 인터뷰가 전시되어 다녀왔다.
디렉토리매거진으로부터 나의 식물 생활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을 때 조금 당황했다. 대단히 많은 식물들을 기르는 것도 아니고 식물로 유명한 사람도 아니며, 무엇보다 지금 내 삶의 중심에 식물이 있지는 않아서였다. 촬영과 대면, 서면 인터뷰를 거치면서 오랜만에 내게 식물을 기르는 일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다른 건 나보다 훨씬 훌륭한 실내 가드너 분들이 잘 설명해주실 것 같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2020년부터 줄곧 나의 화두였던 ‘균형 잡기’에 대한 것이었다. 여행과 인테리어, 그리고 식물 생활 역시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번져간다. 유행 속에서 중심을 잡지 않으면 좋아서 했던 행동이 되려 스트레스로 돌아오기도 한다. 나는 지금도 작은 집에 많은 화분과 함께하고 있다. 여전히 식물 기르는 행위를 좋아하며, 아마 평생 식물과 가까이 살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일이 나의 일상과 균형을 이루기를 바란다. 즐거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게 식물 생활의 본질은 초록 생명과 교감하며 위로를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손바닥만 한 정원이라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딛고 있는지 알기 위해선 작은 화단 하나는 가꾸며 살아야 한다.” - 카렐 차페크
지난 피크닉의 모든 전시처럼 이번 <정원 만들기> 도 오늘 날씨만큼, 마음 깊이 좋았다. 허리를 숙이고 구부려 앉아야 하는 정원 일에 영 최적화되지 않은 신체를 갖고 있으면서, 사람들이 자꾸 화분을 기르고 마당 정원을 가꾸는 것은 왜일까. 진부한 말이지만 자연을 붙잡아두고 싶은, 그 곁에 살고 싶은 본연의 심리인 걸까. 정원을 둘러싼 흙 냄새나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의외로 삶의 방향과 자세에 대한 생각이 오래 남았다. 보이는 것, 물질적인 것, 자극적인 것들에만 마음을 빼앗기며 노동의 가치가 경시되는 시대에, 땀 흘리지 않고서는 만들어낼 수 없는 정원가들의 거대한 정원들은 어떤 삶이 가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식물의 꽃이나 성장을 바라는 것처럼 미래에 긍정적인 기대를 갖지만, 기후와 같이 살면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은 웃어넘기고, 쭈그려 앉아 땅을 고르듯 성실한 자세로 주어진 오늘의 일에 임하며 결과에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하는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