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9. 식물 생활과 나의 미감

좋은 인터뷰 질문을 통해 생각해보다

by 혜인



“식물 생활이 혜인 님의 미감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정말 멋진 인터뷰 질문이라 생각했다. 좋은 질문은 마음속에 이름 없이 산재하던 생각들을 정돈된 답변으로 만들어주는 힘을 지닌다. 미감, 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한번 더 찾아보고 그 단어를 다시 오래 들여다보았다. 답변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나왔다.




“식물을 기르면서 저에게도 식물 취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는 마구마구 늘어지는 덩굴 식물들을 좋아해요. 꼿꼿이 모양을 잡아가며 자라는 단단한 형태의 아이들보단, 헝클어진 듯 제 멋대로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식물들이 더 예뻐 보여요. 그런 식물들을 키우다 보니 점점 자연스러운 것들, 규격화되어 있지 않은 것들, 형식에서 벗어난 것들에 마음이 가요. 값비싼 럭셔리함에서 오는 가치보다, 좀 소담하더라도 특색 있고 자유로운 멋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여행지를 고를 때에도 아주 세련된 도시보다는 험블 한 매력이 있는 마을이 좋고요, 예전에는 비싼 레스토랑에 가는 것도 즐겨했는데 지금은 소담한 밥상이 좋아요. 꽉 끼는 아주 기능적인 요가복보다, 발리 스타일의 통이 크고 넉넉한 요가 팬츠를 입게 되었고요. 아무런 결점이 없어야만 정상처럼 보이는 것이 아닌, 손때가 묻고 세월의 흔적이 더해질수록 멋있어지는 나무, 라탄 같은 소재가 좋아요. 제 멋대로 자라도 예쁜 식물들처럼, 있는 그대로 무심한 듯 멋진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아름다움을 누리며 살고 싶어 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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