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 마음이 탁해지는 월요일

괜찮아 또 정화하지 뭐

by 혜인

토요일 수련을 다녀온 뒤, 주말 내내 남아있는 근육의 뻐근함과 땀 흘린 후의 몽롱한 기분이 참 좋았다. 요가에 대한 생각, 좋은 삶에 대한 열망으로 마음이 가득해져서, 오늘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짧은 하타 수련을 했다.


그런데 차분하고 깨끗해진 몸과 마음이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온데간데 없어졌다. 싫은 사람을 보고 바로 반응하고, 불쾌한 일들에 마음이 상했다. 구부정하게 일하고 노트북을 이고 지고 다니느라 다리도 붓고, 어깨도 아파왔다. 회사는 바꾸면 된다, 저 사람의 말에 감정이 송두리째 휘둘릴 필요가 없다, 계속해서 주문을 외우듯 마음을 다잡아보려 했는데 주말 동안 정화된 마음이 이렇게 빠르게 탁해지다니.


집에 오자마자 반겨주는 고마운 남편과 맛있는 카레를 먹고, 깔깔거리며 보물찾기 하듯 기분이 좋아지는 작은 소비를 하고, 사랑하는 나의 강아지와 얼굴을 비비며 누워있다가 얼른 샤워를 했다. 여전히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려 오랜만에 나를 위한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자애 명상을 가이드에 따라 진행했는데 나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과 안전을 염원하며 왜인지 눈물이 났다. 나 그렇게 이타적이지 못한 사람인데.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다.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내일도 회사에 가서 다시 흠집이 나고, 흙먼지를 뒤집어쓰게 되겠지만, 또 한 번 시간을 들여 가라앉히면 된다.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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