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마지막 이야기
서린은 더 이상
마지막 제국의 황녀도,
망명자도, 새나라의 대통령의 전 부인도 아닌,
국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주서린으로 돌아간다.
한결은
대양민국 군 최고 지휘관으로 임명된다.
그렇게 모두는
그들이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
길고 길었던 알마르의 내전도 끝나고,
마침내 그 땅에도 평화가 찾아온다.
서린은 국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
한결은 그 나라의 안보를 지켜왔던, 평화군 대장으로
알마르 평화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여전히 흙먼지가 날리는 광장.
그러나 그 위로는
알마르의 평화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각 나라의 대표들과 함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서린의 팔을 살짝 잡아당긴다.
뒤돌아본 순간, 그가 서 있다.
여전한 그 미소로.
“오랜만이야.”
서린이 먼저 말하자,
한결이 웃으며 대답한다. “난 그렇게 오랜만은 아닌데.”
“응?”
“네가 국제적으로 워낙 활약이 좋아서, 뉴스에서 매일 봤거든.”
“아…”
“멋지더라."
한결의 말에 서린은 조금 부끄러운 듯 고개를 살짝 돌린다.
“그래도… 보고 싶었어. 이렇게.”
그의 말에 서린의 얼굴이 살짝 붉어진다.
“넌?” 한결이 묻자,
서린은 그를 바라보며 “나?”
“응. 넌?”
“나는…”
서린은 한 번도 그를 잊어 본 적이 없다.
그는 늘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을 잠시 망설인다.
둘 사이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이 평탄하지 않았었고,
서린은 그가 그녀 때문에 늘 위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를 사랑하고 보고 싶어도,
그에게 다가가는 것이 조심스럽다.
한결은 서린에게 한 발자국 다가가,
"안아도 돼?”라고 말한다.
“여기서?”
“응.”
“그게… 그래도… 각국 대표들도 많은데.."
서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결은 그녀를 끌어안는다.
한결의 체온이 그녀에게 닿자,
서린도 그의 허리를 감싸 안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나도 사실은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
알마르에서 제공된 공식 숙소 대신
두 사람은 지프를 타고
근처의 작은 마을로 향한다.
소박한 마을의 어느 식당에서
알마르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먹고,
하룻밤 머물 작은 방 하나를 얻는다.
동이 틀 무렵,
한결은 그의 팔을 베고 자고 있는
서린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넘긴다.
그의 손길에
서린이 눈을 반쯤 떴다가
다시 눈을 감는다.
잠시 후,
둘은 나란히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옛날 생각난다.” 서린이 말한다.
"그땐 숨어 지내던 시간이었는데.. 좋았어."
"나도 너랑 마시던 아침 커피, 함께 잠들던 밤 다 좋았어."
"지금처럼?"
"응. 지금처럼."
다시 숙소로 돌아온 둘은
각자의 예복으로 갈아입고
떠날 준비를 한다.
알마르 공항.
사람들이 나와
각국의 대표들이 돌아가는 길을 배웅한다.
대양민국 비행기 앞에는
군인들과 함께 한결이 서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국제 커뮤니케이션 팀과
국제 평화단 사람들 사이에 서린이 서 있다.
그때,
한결이 서린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온다.
그의 뒤로 군인들도 따라선다.
사람들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본다.
서린 앞에 선 한결.
그의 얼굴은 다소 비장해 보이기까지 하다.
잠시 후,
그는 그녀 앞에 무릎을 꿇더니,
“주서린씨, 우리 같이 살아요.
저랑 결혼.. 그러니까...
그렇게 해주실.. 주시 게.. 아니.. 해줄까요?"
수도 없이 연습했지만, 긴장했는지, 말이 헛나온 한결의 얼굴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서린의 얼굴도 모두 당황스러움이 가득하다.
서린은 주변을 둘러보며,
“일어나. 왜 이래. 이런 건 좀 조용하게 해야지.”
한결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서린아.”
“응.”
“사랑해."라고 한결이 크게 외친다.
그리고
여러 나라의 언어로
사랑한다는 말을 이어간다.
이 장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이미 이 순간에 빠져 환호와 박수를 보낸다.
한결은 반지를 꺼내, 서린에게 보여주며,
"나랑 결혼해 줄래?"
서린은 잠시 서 있다가, 조심스럽게 반지를 받는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다시 공항을 채운다.
한결이 서린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며 말한다.
“나, 진짜 괜찮은 남편 할게.”
어설프지만 진심 어린 그의 모습에 서린은 웃음을 터뜨린다.
한결은 그녀의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외친다.
“여러분! 저 결혼합니다!”
서린이 그의 손을 급히 내리며 말한다.
“그만해. 더 하면 취소야.”
“사랑해.”
한결은 서린을 끌어안는다.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서린과 한결은 대양민국 비행기에 오른다.
지금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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