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송원이야

Knock on wood

by Hye Jang


“Good morning, my name is Won Last name is Song.

You can call me Jack.”


“Nice to meet you. I’m Gina Park.”


그녀는 내가 더 말할 틈도 주지 않고,

짧고 간단한 인사를 마치자 ,

그녀의 시선을 다시 조리대로 돌린다.


지나 박.

박 지나.


나는 그녀를 안다.

나뿐만 아니라 그녀는 우리 학년에서 유명하다.

학생들은 그녀를 '지니 지나'라고 부른다.

요술램프 지니처럼,

원하는 것을 뚝딱 해내듯이

요리도 요술을 부리듯,

뚝딱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그녀의 음식을

마치 요술에 흘린 듯 좋아한다.


미국의 요리 학교.

전체 학생수에서 외국인은 14 % 정도이고,

국제 학생 출신 국가는 40개국 정도 된다.


그중에 한국인, 그것도 같은 학년.

하지만 서로 친하게 지내는 건 사치였다.


이곳은 화염과 연기, 칼소리가 난무하는

조리대 전쟁터이니까.


실습실에 들어오면,

잔뜩 긴장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건 교수님과

조리대, 그리고 식재료들뿐이다.


게다가 나는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머리를 밀어버렸다.

가뜩이나 존재감이 없는데,

그나마 인사하던 친구들조차 내 모습을 보고

“Are you Jack?” 하고 물었을 정도니까.


머리를 민 이유는 단순했다.
이번 학기에 학교 근처의 새로운 레스토랑으로,

현장 실습을 나가게 됐고,

그 레스토랑은 미슐랭 스타가

무려 2개나 있는 레스토랑이다.


잘하고 싶다.


음식을 하는 시간 외에는

낭비하는 시간이 없었으면 하는,

비장한 마음까지 먹었다.


이제 다른 대안은 없으니까.




오늘도 정신없이 실습 시간이 끝나고,

조리대의 마지막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이름이 원이고, 성이 송이구나.

나는 송원, 그게 다 first name인 줄 알았어."


“어? 날 알아?”


“알지. 우리 작년에도 계속 같은 실습실이었잖아.

타국에서 한국인이랑 같은 반인 거, 흔하지 않잖아.”


“아... 날 알고 있었구나. 그런데?”


“그런데 왜? 아는 척 안 했냐고?"


"응."


" 이 실습장은 전쟁터잖아. 인사할 시간이 어딨어.”


“맞아… 그런데 오늘은 좀 괜찮지 않았어?”


지나는 조리대를 손으로 세 번 두드리며 말한다.

“너 그런 말 하면 안 돼. Knock on wood."


“아. 맞다."


나도 얼른 조리대를 두드리다가,

“근데 이거, 나무에 해야 하지 않나?”


“그러게. 근데 괜찮을 거야. 여긴 주방이니까.”


“도마라도 두드리자.”


나는 조리대 아래 서랍을 열어 나무 도마를 꺼낸다.


처음엔 한번,

아니야 이건 세 번 두드려야 하는 거야

하면서, 우리는 신이 났는지,

여러 번 도마를 두드리다

서로 마주 보고는 웃음이 터졌다.


당근, 양파 같은 식재료가 아닌
마주하는 사람의 얼굴,
이가 훤히 보일 만큼 환한 웃음을 본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넌 이제 뭐 해?”

나는 그녀와 조금 더 함께 있고 싶어 물었다.


“저녁에 레스토랑 가야 돼.

지난 학기부터 실습하던 곳인데, 이번 학기에도 하게 됐어. 너는?”


“나도 레스토랑에서 현장 실습해. 내일부터 시작이야.”


“그렇구나.”


“가기 전에 뭐라도 좀 먹어야 하지 않아?

우리 같이 먹을까?”


“아니. 집에 가서 좀 쉴래.

오늘 우리 레스토랑 단체 예약이 풀이거든.”


그녀는 1초도 고민하지 않고 거절한다.

별것도 아닌데..
그럴 수도 있는 건데..
갑자기 할 말이 사라진 나는

아무 말도 떠올리지 않는다.

함께 더 있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 때문일까?


“나 갈게. 내일 봐.”

그녀가 인사하며 돌아선다.


“응. 잘 가. 일 잘하고.”


“Ok. 내일 봐.”


내일 수업이 있으니 당연히 다시 보게 되는 건데,
‘내일 봐’라는 그녀의 말에

나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왜 인지는 모르겠다.

내일도 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일까?





그들의 만남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까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구독하고 함께 하세요.


#SoulFood #요리와 사랑 #감성소설 #연재소설


이전 01화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