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우리가 사랑했던 학교, 우리의 추억

by Hye Jang


그동안 경찰도 여기저기 다 찾아봤지만,

돌아오는 건 찾을 수 없다는 막막한 소식뿐이다.


혹시 한국으로 돌아간 건 아닌지,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해 보는 건 어떻겠냐며

경찰도 안타까운지 제안을 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지나와 한국의 가족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뒤늦은 후회가 밀려온다.

한국의 가족들에 대해 물어볼걸,

연락처라도 알아둘걸.


하지만 이제 와서 그녀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숨 막히는 고통의 일주일이 지나고,

학기가 시작되었다.


요리가 좋아서 들어온 학교.
그리고 요리만큼이나 좋았던 그녀와 함께 다닌 학교.


그런데 이제는 모든 것이 싫어졌다.
그녀가 없는 학교에서

나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


요리는 점점 엉망이 되어 가고,
교수는 내게 맛의 감각을 잃은 것 아니냐는 혹평가까지 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Hey. Jack. I haven't seen Genie Gia.

Where's she go?"

라고 물었다.


"I don't know."

라고 나는 짧게 대답했다.

구구절절이 지나가 사라졌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Sorry, just asking, you guys were togethr."


나는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그 친구에게,

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나도 궁금해.

라며 영어로 욕까지 퍼붓고

그의 얼굴을 주먹으로 치고 말았다.


미국에서 폭력이라니.

그것도 외국인, 유학생이.

나는 정학을 당하거나,

추방까지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게 뭐?라는 마음까지 들정도로

나의 마음은 공허함과 죄책감으로

밑바닥까지 내려간 상태 였다.


맞은 친구는

지나의 실종 소식을 들었는지,
오히려 미안하다며 사과했고,
학교에도 좋게 말해줘서 큰 문제없이 넘어갔다.


학교 측에서도
지나가 아무 연락 없이 나오지 않고 있어 걱정 중이며,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나는 거의 매달리듯이 애원했다.

“연락처를 알게 되면 저에게도 알려주세요.
저도… 저도 꼭 알아야 해요.”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사적인 정보라,
규정상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안돼?

내가 내가 지나에게 누군지 알아?

라고 말하며

그 직원에게도 주먹을 날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서류상으로, 공식적으로
그녀와 나는 사적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차라리 약혼자라고 말할걸.
그럴걸.

나는 그녀를 그만큼 사랑했는데,

이마저도 모두 후회가 된다.




그렇게 반년 동안
나는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었고,
하루도 나를 자책하지 않은 날이 없었고,
하루도 그녀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매일 같은 생각을 되뇌었다.

그날 레스토랑에 가지 말았어야 했어.

오넛셰프의 부탁을 거절했어야 했어.
그게 뭐라고 그렇게 악착같이 일했을까.
30초의 여유도 없었지만 전화 한 통은 했어야 했어.
지나를 혼자 보내면 안 됐어.
아니. 처음부터 여행 계획을 세우지 말았어야 했어.
그냥 근처로 여행 가도 되는데.

왜 굳이 퀘벡까지 가려고 한 거야.


나는 머리털을 쥐어뜯으며 스스로를 괴롭혔다.


그러다 문득,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그녀의 손길이 생각난다.

이제 이 머리카락은 더 이상 보드랍게 느껴지지 않아,

머리를 박박 밀어 버렸다.



나는 그렇게 겨우겨우 한 학기를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학교도 겨우 다니고 있는 상태라,

인턴쉽은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승진의 기호도 포기해 버렸었다.


소식을 들은 그 인턴십 레스토랑의 오너셰프가

여러 번 나에게 연락해 안부를 물었고,

미국 서부에 잇는 레스토랑을 추천해 주었다.


반년을 버틴 이유는
그녀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학교에 더 이상 남아 있고 싶지 않아 졌다.

이 주방, 이 학교, 이곳에서는
그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학교를 떠나, 멀리 서부로 가기로 결정했고,

하루 만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 캐리어 두 개,
그리고 지나가 여행을 가려고 싸두었던
그녀의 캐리어 하나.


나는 끝내 그 캐리어를 열어보지 못한 채
그녀가 싸둔 그대로 들고 가고 있는 중이다.


비행기 창밖으로 하늘이 보인다.


지나야.
넌 어디에 있는 거니.

지금 내가 날고 있는 이 하늘 어딘가에 있는 거니.


아니면 저 아래 내려다보이는 땅 위에 있다면


제발… 제발 내 눈에 한 번만이라도 보이면 안 될까.


나는 좌석에 달린 테이블을 내리고
두 팔에 얼굴을 묻은 채
소리 나지 않게 울었다.




다음 회는 서부에서 시작된

송원의 새로운 삶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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