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호 발행 후기 : 부록편]
2021년 12월 16일 아침 7시 10분,
뉴스레터 0호가 발행됐습니다. 가게를 운영하게 된다면 정식 오픈이 아닌 가오픈을 한 셈인데, 발행 직전까지 수십 번 고치고 살펴봤음에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첫 발행이었지요. 글 작성 시간보다 품을 많이 들었던 시간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편집 도구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었어요. 문구 위치나 사진 편집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어요. PC 화면이 아닌 모바일 화면에 맞춘 콘텐츠로도 작업하려니 또 하나의 숙제였습니다. 결국 밤을 새우고 새벽 3시쯤에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다음날 아침 여기저기에서 독자님들의 반가운 피드백을 듣고 있는 찰나, 무거운 몸으로 스티비 모바일 화면을 켰습니다. 아뿔싸.. 잘 보이지 않았는지 버튼 하나로 발송한 0호 아카이빙 페이지가 사라졌어요. 그렇게 님은 떠나갔네요. 다시 복원할 수 없는 거라 눈물을 삼키고 기억을 더듬거리며 0호의 뉴스레터의 아카이빙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놓았습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너무 하고 싶어서 자꾸만 눈에 가고 손에 잡히는 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0호를 발행하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즐거워서 힘들이지 않게 글을 썼다고. 노트북을 켤 때마다 조금씩 시간 내서 뉴스레터의 문구를 작성하고, 사진을 고르고.. 결국엔 일을 벌여 뉴스레터 로고를 외부에 의뢰하고, 상표등록까지.. 저만의 브랜딩을 만든다는 게 계획을 잡고 한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사소하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거였죠.
인스타그램에 1년간 꾸준히 올렸던 #출근전읽기쓰기 아침리추얼 게시물은 어느새 '저만의 리추얼'로 자리 잡고 있었어요. 그 리추얼을 소재로 뉴스레터를 발행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뉴스레터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 '스티비'에 크리에이터 트랙에 지난 신청하고 지난 4월에 선정되었다고 통보받았죠. 생각해보니 2013년 1년간 몸담은 기관에서 뉴스레터를 발행한 적이 있었네요. 그때는 의무감에 업을 이어왔는데, 이번에는 내가 좋아서 해보는 거잖아요.
레터를 발행하기 8개월간의 시간이 걸린 것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어요. 그 마음의 준비는 어느새 부담감으로 다가왔고 시간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발행하기로 한 날짜(12월 2일)가 다가왔죠. 레터에 기고할 분들께 뉴스레터 소개서를 드릴만큼, 레터의 틀을 잡아놓았지만 바로 발행이 어려웠어요. 선홍보를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12월 2일 그제야 보름에 거쳐 작업한 로고를 최종 컨펌하고 뉴스레터 구독 폼을 개설하고, 12월 4일 특허로에 상표를 등록했어요.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나니 잘할 수 있는 기운이 샘솟았어요.
뉴스레터를 발행해본 크리에이터 선배님들의 말씀이었죠. 하면서 채워나가면 된다는 그 마음가짐.. 저는 왜 더 잘하려고, 완벽해지고 싶었던 거였을까요. 이 와중에 오늘 손편지를 받았습니다. 매해 연말에 포춘 레터를 발행하는 명온님께 받은 편지 문구 중 정유정 작가의 인터뷰 영상(4분 5초)에 담긴 자막이 마음에 꽂혔어요.
"성실하게 수행하다 보면 생기는 것이 자존감이에요. 인간은 누구나 완성형이 아니에요. 완성해 가는 것이지. 인생을 충실히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유 의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유의지가 없으면, 삶에서 어떤 동기부여가 안돼요."
아마 내년 한 해의 저의 자유의지를 샘솟게 만드는 동기부여는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일 거 같습니다. 뉴스레터를 격주에 1번 목요일 아침마다 발행하다 보면, 삶을 사는 이유가 더 생길 거 같아요. 이달에 어떤 몫이 돌아오더라도 외부의 환경에 밀리지 않고 '저만의 길'을 걸어보고 싶어요. 우리, 흔들리지 말고 남은 2021년 잘 견뎌보아요.
덧++
앞서 말씀드린 대로 0호 아카이빙 페이지가 사라져서 한 번 더 뉴스레터를 발송하게 되었습니다. 0호 발행 후, 이틀 만에 독자님이 몇십 명이 늘어났답니다. 새로 구독하신 분들은 지나간 0호를 아래에서 보시고, 0호를 이미 읽어보신 독자님은 앞서 이틀 전에 보낸 레터와 비교해서 보세요.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답니다.(사진도 하나 더 추가했어요!)
12월 18일에 마감되는 창간호 이벤트 선물도 놓치지 마세요! 1호에서는 읽기쓰기 취향이 고스란히 묻은 '이벤트 선물 6개'를 고른 이유와 당첨된 6분의 사연, 0호 피드백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눌 예정이에요. 기대해주세요! Merry Christmas! Bon Noël
0호를 발행하면서 즉흥적으로 예정에 없던 0호 발행후기를 쓰게 되었어요. 0호 발행 후 이틀 사이에 17분의 구독자가 늘었기에 0호를 못 보신 분들이라 환기 차원에서 메일을 다시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요. 창간호 이벤트도 18일까지 진행되기에... 0호 구독자를 위한 창간 이벤트는 다행히 참여해주신 분들의 꼼꼼한 피드백으로 1호에 자세히 담을 수 있을 듯싶어요. 제가 고른 선물의 키워드에 대한 궁금증도 클 텐데, 각각의 크리스마스 선물 겸 '읽기쓰기' 취향에 딱 맞을 창간호 이벤트 선물 소개도 기대해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