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네 Apr 11. 2021

리추얼 시간을 통해 나를 인터뷰한다

나의 질문


" 인터뷰는 삶과 삶의 만남이다. 굳이 뭔가를 더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좋은 인터뷰를 하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저 내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상대적인 경험을 만든다. 나는 있는 그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그 순간의 진실에 다가가겠다는 마음으로 인터뷰이를 만났다. 준비가 부족하다고 시험을 앞둔 아이처럼 조바심치기보다는 ‘나의 삶이 다른 이의 삶과 만나는 이 시간’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자고 다짐했다."

<나의 질문> 안희경 에세이집 중

  

동시대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그래서 '홍대 앞 자기 브랜드를 만드는 또래들의 인터뷰'를 기획한 적이 있었다. 이후 네이버포스트를 통해 '열혈 청년창업가'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한 것 또한, 무용계의 평론가들의 글을 읽고 접하며 드는 생각이었다. 평론가란 그 시대에 작품들을 보고 논하는 것이니. 나 또한 나와 동시대에 사는 그들의 삶을 관찰하고 써보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중년들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어지지만.. 또 한 편 내가 같이 어울렸던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들의 서른과 마흔을 반추해보고, 일흔과 여든을 마주하게 될 그들의 삶을 그려보면 어떨까.  

               

리추얼 시간을 통해 정작 나는 나 자신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며 나를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결국 나만의 것으로 축적해온 시간을 아카이빙해 보는 것. 나의 언어로 나를 설명하는 연습을 하고 나만의 키워드를 찾아보는 시간이었다. 재밌는 관점이었다. 그 끝에는 나는 어떤 사람과 연결될지도. 그리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아보는 시간까지 갖고 있었다.


멋진 에세이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 편으로 '내 생각을 온전히 읽어주고.. 좋아해 줄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 혼자 읽는 글로는 충분한데, 타인이 내 글을 읽으면 과연 그 마음을 이해해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드는 요즘, 아빠는 내게 격려의 말씀을 건네셨다. “소네라는 이름처럼 울림의 종소리를, 살아 숨 쉬는 글”.. 생명력이 가득한 글처럼. 지금 쓰는 이 글도 어딘가에 끄적이는 글이라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빛이 되길 바라는 마음.


"모든 일이 자신의 경험에서 발현되고 그것을 일에 투영하는 것의 반복이다. 나의 니즈에서 출발한다. 그게 내가 그나마 제일 잘하는 일이다. 모든 사람을 상대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항상 행사를 진행할 만큼의 사람이 있더라." 라이프셰어의 최대원 대표가 말했던 그 말처럼, 올해 들어 나는 리추얼 시간을 통해 나를 인터뷰하며 나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나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지속성', '섭외' , '협업'이었다.  타인이 바라보는 키워드에서도 '섭외 왕', '청년', '환경', '지속(가능성)', '취향', 일상의 스토리', '기획', '전달' 등이었다. 결국 좋은 것을 알아보는, 취향이 보이는 나만의 브랜드로 1인 미디어로서 글을 써보고 싶었다.


완벽한 글을 쓰는 게 목표이지만, 그 완벽한 글쓰기를 위해 매일 갖는 리추얼 시간을 통해 타인을 인터뷰하기 전에 나를 인터뷰함으로써 연습하는 과정을 거쳐보고 있다. 그 연습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라는 점도. 누구나 실수는 해도 그 실수를 안 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도 알아주길 바란다.

   

회사 점심시간에 만났던 왕버들나무.. 푸릇푸릇 크고 담대한 모습에 반했다.나 또한 왕버들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아침 리추얼을 통해 나를 인터뷰한 소회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