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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돌이빵 Feb 05. 2020

입춘이 어제가 맞던가?

겨울의 무서움을 보여주지

주말에 늘어져 누워있으면 밖으로 나가고 싶고, 나가서 놀다 보면 집에 가서 쉬고 싶다. 일에 치여 퇴근 후에 잠을 청하기 바쁠 땐 여행을 떠나고 싶고, 여행을 떠나 있으면 안정된 행동반경이 그리워지며 집에 가고 싶어 진다. 누가 날 좋아하면 관심이 적어지고, 나한테 관심이 적어지면 괜히 관심이 간다. 대체로 나의 삶은 이런 식으로 변덕스럽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는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이라고 배웠지만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제는 스콜이나 열대성 기후도 동반하고, 대설주의보와 롱 패딩이 공존하여 두 개의 계절이 자기표현을 강력하게 하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웬일인지 올겨울은 크게 춥지 않았다. 작년에 신나서 산 롱 패딩을 아직 한 번도 입지 않았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추위를 잘 타지 않는 나는 사실 이번 겨울에 패딩조차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그 사실을 비웃기라도 한 것인지 어제 퇴근길의 눈부터 시작해서 오늘의 날씨는 정말이지 너무나 춥다.


매년 겨울과 여름을 항상 겪어왔으면서 겨울이 되면 여름 날씨를 잊어버리고, 여름이 되면 겨울 날씨를 잊어버린다. 내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계절의 변화는 알아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계절이 온다. 여름이 되면 뜨거운 커피는 생각하기도 싫지만 겨울이 되면 호호 불며 마시는 커피가 정말이지 좋다.



1년 내내 덥거나 추운 나라에 살지 않아서 다행이다. 가끔은 반팔에 미니스커트도 입고 싶고, 가끔은 어그부츠에 패딩도 입고 싶으니까. 가끔 겨울에 여름이 그립거든 따뜻한 나 라에 가고, 여름의 더움이 지긋지긋하면 시원한 나라에 가면 되지 뭐!

<2월에 여름을 만나는 유일한 방법, 그것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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