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수영 가기 전에 들러서 책도 보고 공부도 하고 글도 쓰는 단골 카페가 있다.
사람과 사람 간에 합이 있듯 사람과 장소에도 합이 있다. 나는 이상하게 이 카페만 오면 책도 잘 읽히고 공부도 잘된다. 나도 처음에는 그 이유를 잘 몰랐는데 나중에야 깨달았다. 그 카페의 위치 때문이라는 것을..
내가 그 카페에 보통 도착하는 시간은 아침 8시 전이다. 인근의 대기업 회사원들이 출근을 하는 시간대다. 그들이 뿜어내는 아침의 활기찬 기운과 카페 안에서 볼 수 있는 하늘 덕분에 밤새 고요했을 내 세포들이 하나 둘 신남을 장착하고 나의 하루를 깨운다.
그 카페에는 태어난 지 몇 개월 안 되는 강아지가 있다. 카페 사장의 남자친구가 키우는 강아지인데 요즘은 거의 매일 그 아이도 출근을 하는 듯하다.
완전 애기라 혹여나 내가 만졌다가 강아지가 아플까 봐 겁이 나서 그냥 쳐놓은 울타리 넘어에서만 늘 쳐다봤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이 아이가 내가 가기만 하면 온몸의 털 개수만큼의 반가움을 꼬리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온 우주를 통틀어 자기만큼 이토록 나를 반겨줄 생명체는 이 지구상에 없다는 듯 온몸으로 나를 맞이해준다.
주말을 지나 늘 그렇듯 아침에 카페에 갔는데 보여야 할 아이가 안 보여서 남자친구분이 아직 강아지를 안 데려다 놨나 보다 했다.
커피를 주문하고 한 잔 마시려던 찰나 하얀 털뭉치가 언뜻 보였는데 고개를 돌려서 보니 여느 때와 다르게 기운이 없어 보였고 눈만 멀뚱멀뚱 맞추고 꼬리를 케이던스 100만큼만 흔든다.
주말에 중성화 수술을 해서 기운이 없는 거라고 혹시나 내가 서운할까 봐 사장님이 말씀해 주신다. 울타리 가까이 가니 그제야 왜 이제야 자기 보러왔냔듯 벌떡 일어나 꼬리를 예의 그 속도로 흔들 어제 낀다.
품에 안아서 가만히 쓰다듬어주니 온몸을 내게 맡긴 채 편히 퍼져 기대어 온다.
여기저기 살살 주물러주고 쓰다듬어 주니 고요해진다.
그래... 오늘 나의 쓸모는 너구나.
이렇게 나의 쓰임이 있어서 좋구나.